감이 좋은 사람 - gam-i joh-eun salam

감이 좋은 사람 - gam-i joh-eun salam

우리 주변에는 유독 ‘감’ 좋은 사람들이 있다.

항상 최적의 타이밍을 잡아 성공적으로 이직하는 사람, 누구보다 빠르게 돈 되는 아이템을 캐치하는 사람, 오래 고민하지 않아도 척척 좋은 선택지만 고르는 사람 등 앞날을 예견이라도 한 듯이 결정적 순간마다 빠른 상황 판단으로 한발 앞서 기회를 포착하는 사람들. 그들은 단지 ‘운’이 좋았던 걸까? 아니면 그들만 알고 있는 특별한 ‘감’의 기술이 있는 걸까?

그들의 공통점은 바로 ‘직감’의 힘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오프라 윈프리 등 내로라하는 리더들이 연설 때마다 강조하는 것 또한 바로 ‘직감’이다. 사람들은 흔히 직감을 단순한 ‘느낌’이라고 생각하지만 직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탁월한 답을 갖고 있다. 자신이 지금까지 축적한 경험과 지식을 순식간에 요약해 보내는 신호가 바로 직감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직감보다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더 정확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지만, 실제로 한 기관(콜트 테크놀로지 서비스)이 IT 업계에서 중요한 의사 결정을 맡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10명 중 7명이 전략을 실행할 때 개인적인 직감이 데이터보다 더 효과적이었다고 응답했다.

우리는 살면서 빠르게 판단을 내려야 하는 순간과 수없이 마주친다. 그럴 때마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결정을 내린다면 이미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뺏기거나, 시간이 너무 지나버려 최적의 타이밍을 놓칠지 모른다. 하지만 직감은 어떤 상황을 맞닥뜨린 첫 순간, 대개 0.5초에서 3초 사이에 찾아온다. 만약 예리한 직감을 지닌 사람이라면, 최선의 답을 단 3초 만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감 좋은 사람들이 한 발 앞서 기회를 잡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자기계발에 힘쓰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하고,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과 마인드를 연구해온 저자 와타나베 가오루. 그는 감 좋은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팟’ 하고 처음 떠오른 답을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곧바로 행동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들과 같은 날카로운 직감과 폭발적인 실행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훈련을 해야 하는지 알아냈다.

『3초 직감력(원제: 인생이 바뀐다! 직감 단련법人生が?わる! 「直感」の磨き方)』은 그가 15년 동안 강연과 칼럼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룬 주제인 ‘직감’에 대한 모든 것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은 뇌과학을 통해 직감이 왜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판단 재료인지 설명하며, 일상에서 직감을 훈련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흥미로운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직감 단련법을 생활에 적용하다 보면 직감에 근육이 붙고 수많은 고민과 선택지로 가득 찬 머릿속이 명쾌하게 정리되는 것을 느낄 것이다. 고민만 하다 매번 기회를 놓치고 후회하고 있는 사람, 아이디어는 많은데 매번 머릿속에서 흘려보내는 사람, 항상 남의 말에 휘둘려 자신이 원하는 삶을 택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왠지 모르게’라는 느낌 뒤에 숨은 직감의 힘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결정적 순간을 잡아보자.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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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스티브 잡스·조지 소로스 직관으로 대성공…자신 믿고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연습 필요

[일요신문]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전혀 달라진다. 매번 옳은 선택을 할 순 없지만, 기막히게 탄탄대로를 걷는 사람도 있다. 육감이나 느낌, 직관 등 이른바 감이 좋은 경우다. 사다리게임조차 고르는 족족 ‘꽝’만 뽑는 사람이라면 부럽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대체 그 차이는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 이와 관련, 일본 주간지 <주간겐다이>는 인생을 좌우하는 ‘감(感)의 정체’에 대해 소개해 관심을 모았다. 탁월한 직관력은 어디서 나오며, 어떻게 키울 수 있는지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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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직관을 잘 활용해 성공을 거둔 유명인사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직관적인 사람”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대단한 자신감임에는 틀림없지만, 감이 좋아 부를 이룬 건 사실이다. 그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노후한 호텔을 인수해 막대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1970년대 중반, 트럼프는 뉴욕 중심부인 맨해튼에 버려져 있던 코모도르 호텔에 관심을 보였다. 불안요소가 많고, 부동산 사업을 하던 아버지 또한 반대했으나 ‘입지가 좋다’는 직관에 끌려 매수를 결정한다. 그리고 6년 뒤 그랜드하얏트 호텔로 재개장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그는 일약 부동산 재벌로 떠올랐다.

직관형 유명인사를 꼽자면,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소로스는 자신의 동물적 감각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믿기 어려울지 몰라도, 그는 “투자할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등에 극심한 통증이 온다”면서 “직감을 믿고 위기를 모면해왔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도 직관을 잘 활용한 인물이다. 잡스는 생전에 “가슴과 직관을 따르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라”고 강조했다. 자신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연속적으로 성공시킨 비결 중 하나는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관을 중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렇듯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가운데는 영감, 육감, 직관에 주목한 이들이 많다. 물론 이들의 직관력은 얼토당토않은 추측과는 다르다. 일본 역사가 가쿠 고조 씨는 “직관은 순간적으로 핵심정보를 파악하여 판단하는 힘으로, 훈련에 의해서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가령 무술에서 육감을 기르기 위해 끊임없이 연마하는 것과 같다. 그는 “단련을 통해 예리해진 감각으로 판단하는 것이 진짜 감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과거의 요소들을 선택적으로 조합해 찰나의 순간 통찰력을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감을 발휘하려면, 먼저 사소한 변화를 알아채고 정보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인간의 감각은 자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민감하다. <놀라운 피부>의 저자 덴다 미쓰히로 씨는 인체 중에서도 피부를 ‘제3의 뇌’라고 언급하며 “아직 그 신비가 다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덴다 씨에 의하면, 피부 감각은 ‘케라티노사이트’라는 세포가 관여하는데 이 세포는 단순히 촉각만을 느끼는 게 아니라 색을 식별할 수도 있단다. 그는 “통증이나 온도 외에도 피부가 맛과 냄새, 소리까지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인간이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 주파수는 2만 헤르츠로 한정된다. 만일 10만 헤르츠의 고주파 폭발음이 울린다면 귀로는 감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같은 위험상황에서 놓이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몸을 피한다. 덴다 씨는 “공기진동이나 전자파 등 뇌가 지각할 수 없는 정보를 피부가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독자적인 신경계를 갖고 있는 유일한 장기 ‘장’도 신비롭다. 장은 뇌의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는 데다 뇌에 신호를 보내는 등 신경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구토하고 싶거나 복통 같은 내장감각은 어떤 위험을 장이 감지했다는 증거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영어에서 직감이나 육감을 뜻하는 단어가 ‘것 필링(gut feeling)’인데, gut은 장이라는 뜻이다.

누구나 갖고 있는 오감. 그러나 특정 감각이 유별나게 뛰어난 사람도 존재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살고 있는 화가 콘세타 안티코가 그런 경우다. 안티코는 일명 ‘테트라크로머시(Tetrachromacy)’라 불리는 능력의 소유자. 보통 사람은 빨강, 초록, 파랑 3가지 색을 인식하는 원뿔세포 추체를 가지고 있지만, 그녀의 경우 하나가 더 추가된 4가지 추체를 소유하고 있다. 따라서 7가지로 알고 있는 무지개색도 그녀 눈에는 100가지로 보인다. 안티코는 “덕분에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구분하기 쉽고, 얼굴색을 보면 병에 걸렸는지도 알아챌 수 있다”면서 “이게 소위 말하는 육감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또 미각이 탁월하게 발달한 사람도 있다. 흔히 ‘절대미각’이라고 칭하는데, 이런 사람은 맛을 느끼는 혀끝의 버섯유두(Fungiform papillae) 수가 많아 맛에 민감하다.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미국인의 25%가 이에 해당된다”고 한다. 참고로 여성과 아시아인, 아프리카인에게서 많이 나타났다. 특히 쓴맛을 잘 느낀다고 하니, 시금치나 커피의 쓴맛이 유독 거슬렸던 사람은 이 능력의 소유자일지 모른다.

감이 좋은 사람은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감보다 통계를 활용해야 유리할 때도 있다. 예를 들어 가위바위보에서 이길 확률은 3분의 1. 일반적으로 처음에는 가위보다 내기 쉬운 바위나 보를 내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일본에서 1만 건 이상의 가위바위보 데이터를 조사했더니, 처음에 바위를 낸 사람은 35%, 보는 33%, 가위는 32%였다.

요컨대 “통계학적으로 처음에 보를 내면 승리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무승부가 됐을 경우 2회 연속 같은 패턴을 낼 확률은 고작 22%였다. 즉 보를 내서 무승부가 됐다면, 상대방은 바위나 가위를 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바위를 내면 지지 않는다.

일상에서 ‘공평하다’는 이유로 사다리타기 게임을 곧잘 이용한다. 그러나 여기에도 확률 높은 번호가 있다. 가령 1에서 8까지의 번호 중 4와 연결된 곳이 선물당첨이라 하자. 그럴 경우 당첨과 연결된 선과 가까운 번호일수록 뽑힐 확률이 높고, 멀어질수록 확률이 떨어진다. 다시 말해 4가 확률이 가장 높으며 5, 3, 2, 6번순으로 확률이 점점 낮아진다.

우연히 골랐는데 당첨됐다? 그것은 어쩌면 감이 좋다기보다 경험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무의식 중 정답을 골랐을지 모른다. 인지신경과학자 가나이 료타로 씨는 “인간은 무의식 중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 뇌가 전부 처리하지 못해 의식 위로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 이런 잠재의식이 필요한 순간 의식의 표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직관”이라고 설명했다.

바둑을 예로 들자면, 바둑기사는 과거의 기보(棋譜)와 상대의 표정, 분위기 등 다양한 정보를 무의식 속에서 처리한 뒤 번뜩이는 신의 한 수를 둔다. 즉 과거의 경험과 지식, 오감에 의한 정보 등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직관인 셈이다. 덧붙여 료타로 씨는 “직관력을 키우고 싶다면 먼저 자신을 믿고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윤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