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물류센터 후기 디시 - kupangmullyusenteo hugi disi

센터는 신선센터x

일반센터 중 지어진지 얼마 안된 신설 센터

첫근무는 입고로 신청했고

2주정도 했음

입고 공정은 과정이 크게 4가지로 나뉨

하차

입고

진열 워터

진열

1. 하차 [입고 공정에서 가장 몸을 많이 씀]

말 그대로 상하차의 하차 작업이다

대신 트럭에 있는걸 그대로 하차하는게 아니라,

애초에 타 물류센터에서 들어온 물건들이 파레트에 이미 적재돼서 우리쪽으로 도착한다.

이렇게 파레트에 적재돼있는 물건에 일일히 박스마다 붙은 운송장 바코드를 찍어서 하차 처리라는걸 해야함 (까대기라고도 한다)

하차 처리라는건 별거없고 걍 바코드찍고 컴퓨터에서 하차처리버튼 누르면 끝이다

보통은 2인 1조, 3인 1조로 오는 물량을 전부 친다

가장 효율적인건 3인 1조라고 생각함

1. 바코드맨이 박스마다 바코드를 존나게 찍고

2. 적재맨이 그 박스를 받아서 옆 파래트에 그대로 다시 적재한다. (테트리스)

그리고 3. 엔터맨이 노트북 앞에 서서 엔터를 존나 친다.

이렇게 분업한다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물량을 칠 수 있다. 대신 누가봐도 엔터맨이나 바코드맨만 꿀빨고 적재맨이 씹 헬이기땜에

30분, 1시간 단위로 로테이션을 해야 공평할것이다

솔직히 입고에서 이거할때가 시간이 가장 잘간다.

입고 공정중에서 몸을 많이쓴다고 그랬지만 생각만큼 노동 강도가 존나 빡센편은 아니다. 옷안에 땀만 좀 찰정도? (물량을 빠르게 쳐야하는 비상시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같이하는사람이 재밌으면 노가리까면서 시간 순삭가능

솔플불가

가끔하면 은근 재밌다. 가끔하면

2. 입고 [한무 바코드맨]


말 그대로 입고 공정의 존재 이유 그 자체다

쿠팡은 다른 업체에서 물건을 미리 구매해 놓은 후, 자기들 물류에 입고처리를 미리 해놓은 후에

주문이 들어오면 물량을 바로바로 당일 출고시키기 때문에

우리들이 흔히 알고있는 로켓 배송이 가능한것이다.

여튼 입고에 대해 설명하자면

다닥다닥 붙어있는 바코드 컴퓨터앞에 사람이 한명씩 배치된다.

배치되자마자 보이는건 오른쪽에 매달린 컴퓨터 모니터바코드기계, 그리고 바로앞에 탁자, 오른쪽 뚫린 공간에 물건이 지나가는 레일이 있다.

우선 위에 설명한 하차공정에서 하차처리가 전부 끝난 박스들을 입고워터가(진열 워터 아님) 자키로 끌고서 내 왼쪽에 파레트채로 내려놓고 간다

우리는 그 쌓인 박스들을 하나씩 칼로 개봉하여 상품을 꺼낸 후 ,

바코드를 찍고서 쿠팡 물류에서 사용하는 고유 바코드를 가지는 바구니 '토트' 에다가

적당량을 채우고서 컴퓨터에 해당 토트 바코드를 입고 처리 한 후, 오른쪽 레일에 보내기만하면 끝이다.

물건을 다 꺼내고 남은 빈 박스들은 왼쪽에다가 휙~ 던져놓으면 폐지줍는 어르신들이 와서 주워간다

이 어르신들이 ㅈㄴ 귀여운게 빈박스 나올거같으면 뭔가 이쪽을 계속 쳐다보는게 느껴진다.

실망시키지 않으려 박스를 던지면 npc처럼 빠른 속도로 와서 줏어간다

첨엔 어르신들한테 박스던지는게 맘이 좀 불편해서 공손하게 하나씩 줬는데

어르신이 나한테 와서는,

학생 그러지 말고 그냥 휙휙 던져 괜찮으니까! 하시더라

아.. 알겠습니다 하고선 그때부터 특수부대 단검 던지듯이 절도있게 던지는데

상당히 만족하셨을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굉장히 개꿀일것같지만 의외로 며칠 연속으로하면 몸에 데미지가 쌓인다.

특히 손가락 관절이 존나아프다...

박스안에 딱 맞는 사이즈로 낑겨있는 물건을 꺼낼때 손가락힘을 많이 쓰게되는데, 이때 가능하면 한쪽손만 사용하여 물건을 어거지로 빼지 않도록 하자

두 손으로 해야 편한건 두 손으로 하는게 맞다. 아니면 박스 자체를 칼로 잘라버리던가.

나처럼 성질 급해서 한쪽손으로만하다가 며칠지나면 손가락관절 존나아프다.

그리고 입고는 할당 가능한 자리 수가 별로 없기때문에 대부분 계약직 사원들이 잡는다

나는 단기 사원이었음에도 결근없이 꾸준히 나오니까 캡틴이 나를 눈도장 찍어뒀는지 입고로 자주 보냈다.

뭐 딱 그냥저냥 좋지도않고 싫지도 않은 공정. 솔직히 5일 연속으로 하긴 싫다. 은근히 힘들어..

하지만 솔플이 가능하며 , 시간이 잘 가는게 장점이다.

마지막으로 토트를 입고 처리하고 레일에 태워 보내게되면, 그 토트들은 전부 여기로 도착하게 된다.


3. 진열 워터 [멀쩡한 입고 계약직 남자들은 이거하러 간다고 생각하자.]

워터... 나는 처음 워터워터 거리길래 쿠팡에 우리가 먹는 생수품목만 취급하는 공정이 있는줄 알았다.

그게아니라 구글링해보니까 공정간 과정을 매끄럽게 이어주는.. 물처럼 흐르게 해주는 역할이라서 워터란다.

이 뭔 씹소린가 싶지만... 뭐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입고 공정에서 토트를 태워보낸 레일의 끝에는 입고 워터들이 대기하고있다.

하는일은 간단하다. 레일을 타고 오는 토트들을 직접 들어서 파레트 위에 27개씩 쌓고,

토트가 전부 쌓인 파레트를 전동쟈키 ( 지게차같이 생긴 파레트 운반용 기계 ) 를 이용하여 특정 구역에 진열해놓으면 끝이다.

파레트에 토트 적재하는게 허리힘이 좀 많이 소모된다.

그리고 입고맨들이 토트 하나에 물건을 얼만큼 담는지는, 그 사람 마음이기 때문에

미친듯이 가벼운 토트만 오다가, 가끔가다 10kg이 넘는 존나게 무거운 토트가 심심찮게 도착하기 때문에

대가리 비우고 힘쓰면 허리 다치기 딱 좋다.

힘쓰고, 허리쓰고, 전동 장비를 쓰는 일이기 때문에 예외없이 남자가 한다.

근데 사실 난 이거 한번도 안해봤다. 단기한텐 안시키더라 ㅋㅋ

이 공정의 주요 타겟은 건장한 남성 계약직이다.

그럼 나는 건장한 남성 단기직인데 가면 뭐 시키냐고?


4. 진열 [시간과의 싸움]

입고 공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과정, 진열이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가장 힘쓸일이 적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한 일이다.

입고 단기사원은 대부분 여기 배치된다.

일도 딱히 어렵지않다. 그냥 본인이 진열대 돌아다니면서 빈공간에 물건 채워넣으면 끝이다.

뭐 여기까지는 장점이고,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일이 쉽고 단조로워서 그런가

위에서 설명한 공정 중 시간 안가는정도가 그냥 씹넘사벽이다.

진짜 시간이 존나게안간다. 사람이 미쳐버릴 정도로

말년병장이 휴가날 기다리는 그정도로 안간다.

자세하게 업무를 설명하면,

우선 메인 데스크에서 캡틴과 PS가 진열 담당할 사원들에게

PDA라는 바코드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폰같은 기기를 준다.

부서지지 말라고 고무로 케이싱 돼있으며,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시계 기능까지 있다.

뭔가 디지몬에서 나오는 디지바이스 처럼 생겼다.

우리는 이 기기에 본인의 원바코드 (본인 핸드폰번호 뒷자리) 를 입력해서 로그인 한 후에,

카트 주차장으로 향하게 된다.

카트 주차장에는 빈 ㄴ 자모양 카트가 여러대 있으며, 각자 하나씩 끌고가면된다.

카트를 끌고 가야할곳은 우리가 앞서 설명했던 진열워터쪽이다.

가면 워터들이 수 많은 파레트위에 정말로 예쁘게 토트를 적재해놨는데, 우리는 이 토트들을 ㄴ자 카트에 직접 싣고,
(보통 9개 싣는게 국룰이다. 고인물들은 12개씩 싣는데 절대로 이렇게 하지말자. 굳이 이렇게 할 이유가없다)

데스크에서 지정해준 특정 존으로 가서 '알아서' 진열하면 된다.

참고로 이 카드에 싣는 과정이 은근 힘들다.

그리고 '알아서' 해야한다는 이 점때문에 진열은 호불호가 갈린다.

보통 사원의 이름을 호명하여 알파뱃으로 이루어진 지역번호를 할당해준다.

ex) xx 사원님은 A-1x 부터 A-2x까지 진열 부탁드릴게요~

그럼 우리는 정해진 그곳으로 향해서 진열을 시작하는데,

진열대에는 진열할 수 있는 자리마다 바코드로 구역설정이 돼있으며, 해당 구역에는

총 최대 5개의 '품목' 을 진열할 수 있다.

우리는 토트에있는 물건을 PDA로 찍고, 내가 점찍어둔 진열공간을 한번더 PDA로 찍어준다.

그럼 PDA가 해당 공간이 진열이 가능하다면, 몇개를 진열할건지 물어본다.

수량을 적어넣고 '진열하기' 를 누른 후, 해당 물건을 전부 넣어서 진열하면 끝이다.

그리고 교육할떄, 진열 시 품목이 최대한 잘 보이도록 신경써서 진열해야한다고 알려준다. (집품하는 사람들이 가져가기 편하도록)

하지만 직접 진열을 1주일만 해본다면, 이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걸 알게되고, 공간만있으면 어떻게 때려넣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나 자신을 보게된다.

아 그리고, '품목' 의 기준이 뭐냐면,

상품 바코드 기준이다. 같은 바코드면 몇개의 상품이건간에 싸그리 한개의 품목으로 친다.

반대로 바코드가 다르다면, 단 한개의 물건일지라도 다른 품목으로 친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같은 바코드의 두유 15병과 , 우유 1개를 하나의 진열공간에 넣었다면 몇개의 품목으로 칠까?

답은 2품목이다.

바코드만 똑같다면 100개를 넣던 200개를 넣던 하나의 품목으로 친다는 뜻.

그렇다면 이럴경우에는 어떻까?

쥐좆만한 핸드폰케이스 1개, 어린이 전용 초 소형 귀욤귀욤 스티커 1개, usb케이블 좆만한 박스에 담긴거 1개

이걸 하나의 진열공간에 전부 넣었다면 해당공간엔 몇개의 품목이 진열된걸까?

정답은 3개다.

그리고 여기엔 3개의 품목이 진열됐으니, 이제 2개품목밖에 진열 할 수 없다. *(보통 최대 5개의 품목이 하나의 진열장에 진열 가능하기에)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분명히 품목은 3개를 넣었는데, 너무나도 빈공간이 많다.

왜냐면 각각 다른 품목의 소형상품을 그것도 하나씩만 진열했으니까.. 이런식의 공간낭비때문에

실제로 진열할 물건은 존나게 많은데, 진열 공간이 너무 없다.

또는 진열 공간이 존나 넓게 남아있는데, PDA로 찍어보면

'품목이 5종 이상이라 이곳엔 진열 불가능합니다'

이런식으로 뜬다. 위에 설명한것처럼 소형상품으로 진열공간이 낭비된것이다.

일이 시원시원하게 진행이 안된다.. 사람이 일이건 게임이건 운동이건 좀 시원시원하게 진행이돼야 하는맛이 나는법인데

이건 뭐 중간에 흐름이 끊겨도 너무 자주 끊긴다.

이게 한두번은 그냥 뭐 그러려니 하는데 나중엔 짜증이나더라.

그리고 속도를 존나 빠르게 내는것까진 아니어도, 적당히 일 하는만큼은 해야한다.

PDA라는 기계를 통해서 너가 몇개의품목의 상품 몇개를 어디에 진열했는지

관리데스크 컴퓨터에 실시간으로 전산화 되며, 캡틴은 그걸 전부 보고있다.

너의 물량이 다른사람에 비해 터무니없이 적다면, 호출을 받고 캡틴에게 불려가 기피공정으로 팔려가게 될것이니

적당히 욕 안쳐먹을만큼은 일을 하도록하자. 화장실가서 1시간씩 쳐박혀있는 그거 하지 말라는거다.

솔플 가능한게 최대 장점이다. 일하는동안 한마디도 안해도 된다

단점은... 다리 존나아프고 시간 좆같이 안간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쿠팡은 쉬는시간을 안주기때문에, 화장실 간다고 말해놓고 자체적으로 쉬는시간을 10~20분정도 갖도록 하자

본인은 중간중간 이렇게 나와서 캐비넷에서 핸드폰 꺼내고 휴게실에서 10분정도 쉬다가 다시 들어간다.

양심에 가책 안느껴도 된다. 개 썅노가다판을가도 쉬는시간은 준다 씨발

근데 문제는 이렇게 1시간 2시간씩 쳐박히는건 개 쌍욕을 쳐먹어도 싼 짓이라는걸 알고 너 자신을 폐급으로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쿠팡에서 일한다고 양심까지 쿠팡인생은 아니잖아. 적당히 할만큼 하고 적당히 받아가도록 하자

아 그리고 나는 입고 2주 하고 현재는 출고로 바꿨는데, 굉장히 만족하면서 하는중이다

출고 후기도 나중에 쓸 수 있으면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