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발전소 찬성 - wonjalyeog baljeonso chanseong

50여 년 전 그리고 최근 몇 년 전까지 일어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자력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원자력 발전소란! 원자핵의 핵분열 연쇄반응을 통해 열에너지를 얻고 이 에너지를 통해 전기를 만드는 곳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또한 이 위험에 멀지만은 않은 상황인데요. 그동안 한국 원전의 잦은 고장과 위조 부품 사용 등이 원자력에 대한 위험과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전 강국인 한국 원전은 우리나라 전력 공급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더불어 화석에너지 환경 문제에 탄소 배출이 없는 원전은 이점 또한 가져다주고 있는데요.

학교에서 배우는 원자력 발전소의 원리와 효율성. 그러나 이렇듯 원자력 발전소는 우리에게 안전과 경제성의 두 얼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무관심할 수 없는 원자력 발전소 이야기. 원자력 발전소 설치 결정 중 마주친 (찬성)정부와 (반대)시민의 갈등 속에서 바라본 토론. 우리는 어느 얼굴을 보아야 하는 것일까요? 찬성과 반대로 준비한 토론에 MOO 독자분들도 함께 빠져보세요.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반대: 원자력 발전소 설치에 있어 저희 시민은 반대합니다.
원전의 전력 공급 경제성에 대해서는 인정합니다. 그러나 원전의 사후 처리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료봉의 짧은 수명에 모순되게 원전에서 다 쓰고 남은 폐기 연료봉은 방사성 물질을 수만 년 간 방출하면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는 폐기물 관리뿐만 아니라 인건비, 토지오염, 토지 효율에 대한 손실도 우려되어 경제적 효율성에 대해 인정할 수 없습니다.

찬성: 원자력 발전소의 설치에 있어 저희 정부는 찬성합니다.
우선 원전은 국가 경제에 큰 이바지를 하고 있는데요. 현재 국내에 38%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전력 공급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원가 대비 효율 측면에서도 화력 발전이나 수력발전, 태양열 발전 등 다른 발전에 비해 가장 높으며 밤, 낮, 계절에 상관없이 기복 없는 운행이 가능합니다.
: 경제적 효율성뿐만이 아닙니다.
저희 정부는 원전의 안전을 위해 열린 소통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안전 기술원 등은 홈페이지. 인터뷰 등을 통해 원전에 관한 기초 정보, 사고, 고장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원전은 지진에 대비해 현재 6.5~7.0의 지진 대비 내진설계와 각종 대비 설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저희는 원전의 위험성을 줄이고 신뢰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반대: 그러나 이 소통은 일방적 소통이 다수입니다.
찬성 측께서 말했다시피 정부는 원전에 관한 기초 정보, 사고, 고장 등을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원전과 국민이 관련된 정책 의사 결정에서는 비공개인 경우가 다수입니다. 또한 가장 위험한 정보(고리원전 1호기의 ‘블랙아웃’사건)는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이와 같은 정보제공은 소통이 되지 않고 오히려 국민들의 불안을 일으키는 한국의 원자력 발전 모습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원자력 발전은 사고 발생 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인명 피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원전은 잦은 고장과 위조 부품 사용, 납품비리, 허술한 보안망, 노후 된 원전의 지속 운행으로 인해 안전성에 있어서 국민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찬성: 탈 석유화 시대에 있어 원자력 발전은 안정적입니다.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문제에 대항하여 떠오른 무탄소 배출 에너지. 이 중심에는 원자력 발전이 있습니다. 이는 원자력이 현 정세에 맞는 친환경 에너지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원자력 발전은 화석 연료보다 장기적으로 공급이 가능하고 원료가 전 세계적으로 정치적·경제적으로 안정된 선진국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세계 에너지 정세에 크게 영향받지 않습니다.

이처럼 원자력 발전소는 안정적으로 운영, 관리한다면 우리에게 큰 이득을 가져다줍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소 설치에 찬성합니다.

반대: 그러나 전 세계적 사양 자원인 핵에너지. 우리도 탈핵선언을 외쳐야 할 때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전 세계는 탈핵을 외치고 있습니다. 원전의 위험성과 비경제성에 현실을 파악했기 때문이죠. 일본, 독일, 핀란드 등은 탈 원전을, 미국은 원전을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찾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탈핵을 외치고 있는 정세에 반해 우리나라는 새 원전을 세우고, 노후 된 원전을 계속 운행하는 등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나라 또한 이유 있는 세계정세를 돌아보고 탈핵선언을 외쳐야 할 것입니다.

이 세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원전 사업은 반인륜적이고 근시안적인 발전 사업이기 때문에 개발되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원자력 발전 설치에 반대합니다.

이처럼 한국 원자력 발전은 우리에게 많은 이득과 문제를 안겨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많은 주장이 공존하는 가운데 우리는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느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MOO 독자 여러분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합니다!

15기 도은영 기자
참고 사이트- 한국원자력문화재단 http://www.konepa.or.kr/
한국원자력기술원 http://www.kins.re.kr/
경향신문 스토리 텔링-원전회의록- 32가지 원전 이야기
http://news.khan.co.kr/kh_storytelling/storytelling_view.html?art_id=201412040000001

원자력 발전소 찬성 - wonjalyeog baljeonso chanseong

18일(현지시각) 스페인 서북부 사모라 인근의 타바라 마을 산불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스페인은 최근 낮 최고 기온이 43℃에 이르는 폭염으로 인해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사모라/AFP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비영리단체 ‘원자력을 지지하는 엄마들’(mothers for nuclear)은 이 지역의 가장 오래된 대규모 원자력발전소 ‘디아블로 캐니언’의 가동 중단을 막아달라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단체의 설립자인 8살, 5살 두 자녀의 어머니 크리스틴 제이츠는 “우리 아이들을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로부터 지키기 위해 원자력 에너지를 지지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4일 단체 회원들은 존 레어드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민주당)을 만나 2025년 중단 예정인 이 원전을 계속 가동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캘리포니아의 에너지 수요를 볼 때 디아블로 원전을 가동하는 게 명백한 대안”이라며 “자녀의 미래를 위해 엄마들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정책 등 진보적 가치를 중시하는 민주당의 대표적 ‘아성’인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수십년 동안 석탄 등 화력발전뿐만 아니라 끔찍한 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 원자력발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정책을 펴왔다. 원전 강국인 프랑스 정도를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도 197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사고,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폭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참사 등을 겪으며 기존 원전의 폐쇄를 앞당기거나 신규 건설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원전에 대한 단계적인 퇴출을 진행해왔다.

이런 흐름에 따라 캘리포니아주도 2016년 이 지역의 유일한 원전이자 주 전체 전력의 약 10%를 생산하는 ‘디아블로 캐니언’ 발전소를 2025년에 폐쇄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휘발유값이 급등하는 등 ‘에너지 안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원인 원전을 폐쇄하는 게 적절하냐를 두고 이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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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가동 중단이 예정된 캘리포니아 원자력 발전소 ‘디아블로 캐니언’의 가동 연장을 지지하는 집회 모습. 세이브클린에너지 갈무리

<워싱턴 포스트>는 지난 5월 원전 사고보다 기후변화를 더 걱정하는 젊은 풀뿌리 환경운동가들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미국에서 원자력 찬성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존 파슨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에너지학)는 신문에 “나는 원자력 공포를 가진 세대이지만, 기후 위기로 인해 예전보다 핵을 즐길 용의가 있다”며 “탄소중립을 하고 싶지만 하루 중 해가 없는 시간과 바람이 불지 않는 기간의 전력 확보가 큰 과제다. 이럴 때 원자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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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여론 흐름을 받아안아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주지사도 디아블로 캐니언의 가동 연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원전이 폐쇄되면 풍력과 태양광만으로 에너지 공백을 메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 상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도 주 일간지와 자신의 누리집을 통해 ‘내가 마음을 바꾼 이유’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발표했다.

그는 이 글에서 “캘리포니아는 기후변화와 싸우는 세계적인 모델이며 가장 도전적인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디아블로는 적어도 당분간은 계속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이 발전소가 가동 중단을 결정할 때 찬성했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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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캘리포니아에서 원자력 발전소 디아블로 캐년의 가동 연장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세이브디아플로캐년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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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미 캘리포니아에서 원자력 발전소 디아블로 캐년의 가동 연장을 지지하는 단체 ’원자력을 지지하는 엄마들’이 주 의회에 방문하는 모습. 원자력을 지지하는 엄마들

미시간주도 같은 상황이다. 민주당 소속 그레천 휘트머 주지사는 2022년 가동 중단이 예정됐던 팰리세이즈 원자력발전소의 폐쇄를 막기 위해 4월 미 에너지부에 서한을 보내 “발전소를 계속 가동하는 게 주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를 둔 뉴욕주, 뉴저지주, 코네티컷주, 일리노이주 등에서도 한때 풍력·태양광에 지원하던 청정에너지 보조금을 원전에도 지원하기로 했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 5일 이런 흐름을 전하며, 원전에 회의를 가졌던 민주당 정치인들조차 ‘고육책’으로 기존 원자로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정부의 고민도 비슷하다. 에너지부는 지난 4월 허가 기간이 만료되는 원자력발전소의 운영 연장을 돕기 위해 원전 소유주와 운영자에게 60억달러(약 7조9천억원)를 지원하는 정책을 내놨다. 미 행정부는 이 기금 외에도 워싱턴주와 와이오밍주에서 새로운 핵 기술을 입증하기 위한 프로젝트 두 건에 25억달러(약 3조3100억원)를 지원한다.

유럽의 대응은 엇갈린다. 영국은 4월 러시아의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겠다며 2050년까지 최대 7기의 원전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벨기에도 2025년까지 원전을 멈추겠다던 기존 계획을 수정해 3월 원자로 2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하기로 했다. 프랑스에선 원전 강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온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5월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올해 2월 500억유로(68조원)를 투입해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최대 14기 건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위험성 높은 대형 발전소보다 소형모듈원전이 더 안전하고, 만들기도 쉬우며, 핵 폐기물도 덜 생긴다는 것이다.

심각한 딜레마에 빠진 곳은 독일이다. 세계 탈원전의 ‘선두 주자’인 독일은 애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까지 국내에서 가동 중인 모든 원전(전체 17기에서 3기 가동 중)을 중단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 방침은 바뀌지 않았지만, 여론은 변화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6일 독일이 원전 딜레마에 놓였다면서, 지난달 독일 방송사(RTL/ntv)의 여론조사 결과 68%의 국민이 자국의 탈원전 정책을 재검토하는 데 찬성했다고 전했다. 유럽의회도 격론 끝에 지난 6일 원자력과 천연가스를 녹색에너지로 분류하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그린 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원전이 에너지 위기와 기후변화에 ‘장기적 대안’이 될 수 있느냐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고 위험성이 여전하고, 핵 폐기물 처리라는 난제 해결이 어려운데다, 이미 많은 발전소가 노후화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환경시민단체인 참여과학자모임의 에드윈 라이먼 원자력안전책임자는 “같은 문제로 늘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력발전의 핵심 원료인 우라늄을 러시아와 주변국에서 수입한다는 점도 원전이 대안이 될 수 없는 중요 이유로 꼽힌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자료를 보면, 2020년 미국의 원전 소유주와 운영자들은 총 4억8900만달러(6479억원)의 우라늄을 국제시장에서 구매했다. 이 가운데 카자흐스탄 22%, 러시아 16%, 우즈베키스탄 8% 등 옛 소련 국가의 비중이 46%나 됐다. 유럽도 러시아에서 두번째로 많은 우라늄을 수입한다. 외신들은 전쟁 후 강력한 대러 제재에 나선 미국이 원전업계의 거대한 로비 때문에 러시아산 우라늄은 제재 대상으로 삼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미 수십년에 걸친 폐기 흐름 때문에 원자력 기술 인력이 사라지고 전문성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조지아주의 새 원전 건설 현장인 보글 발전소에서 일하는 윌 솔터스 노조 간부는 지난달 23일 <월스트리트 저널>에 “용접공이나 다른 분야의 기술자들을 원자력 노동자로 훈련시킨다. 지금 나라에 원자력 노동자가 거의 없고 있더라도 은퇴했거나 사망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