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어떻게 생기나요 - palineun eotteohge saeng-ginayo

집에 사는 파리는 91%가 집파리

음식만 내놓으면 어디서 오는지 날아드는 집파리는 가정의 해충 중에 가장 성가신 곤충이다. (사진 네브라스카대학 곤충학과)

곤충학자들은 지구상에 '파리목'(Diptera)으로 분류되는 곤충이 1,000,000종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 중에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약 120,000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1,400종의 파리 무리가 분류되어 있다. 기생파리, 굴파리, 초파리, 꿀벌파리, 말파리, 혹파리류 모두가 파리이며, 파리목에는 모기까지 포함된다. 이렇게 많은 파리 무리 가운데 ‘집파리’(Musca domestica) 한 종류만이 세계 어디에서나 인간이 사는 집과 그 주변을 그들의 삶터로 삼고 있다. 아래는 모두 집파리 이야기이다.

여름에 낮잠을 자면 파리가 날아와 콧등이나 땀이 흐른 부위에 잘 앉는다. 그들은 스펀지 같은 입술(labellum)로 땀에서 수분과 영양을 취하고 있다. 집파리는 죽은 동물과 썩은 음식을 가장 좋아한다. 그들은 놀라운 후각기관을 가지고 음식 냄새만 나면 달려오고, 구더기가 생기도록 하고, 전염병을 퍼뜨리기 때문에 모두가 싫어한다. 그러나 그러한 파리이지만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에게 매우 불리한 일이 생긴다. 가장 큰 이유는 인간이 버리는 배설물, 죽은 동물, 썩어 가는 음식 등을 그들이 재빨리 청소해주기 때문이다.

* 파리의 애벌레인 구더기는 썩은 음식을 좋아한다. 수세식 화장실 시설이 없던 과거 수백만 년 동안 인간이 배설한 것은 구더기가 대부분 먹어 빨리 분해(청소)시키는 역할을 했다.

* 생선 따위의 음식을 먹고 버리거나, 주변에 죽은 동물이 있으면 어느새 구더기가 생겨 청소를 해준다.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가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기까지 많은 시일이 걸리고, 그 사이에 다른 병균이 퍼질 위험이 커진다.

* 구더기는 사람들이 키우는 닭이 매우 좋아하는 사료이며, 물고기에게도 좋은 먹이가 된다.

집파리의 알(1.2mm), 구더기(3~9mm), 번데기(7~12mm), 성충을 나타낸다. 파리는 번데기 상태로 겨울을 난다. 파리의 수명은 7~10일인데, 조건이 좋으면 2개월 정도 산다. 온대지방에서는 1년에 10~12세대를, 열대와 아열대에서는 20세대를 번식할 수 있다. 암컷은 한 번에 500여 개의 알을 낳는데 75~150개를 3~4일 간격으로 나누어 산란한다.(사진 네브라스카대학 곤충학과

집파리의 일생

알 :

파리의 알은 기온에 따라 8~20시간 만에 부화하여 다리가 없는 구더기가 된다. 이때 반드시 충분한 습기가 있어야 한다. 부화된 순간부터 구더기는 덧니처럼 나온 갈고리 입으로 먹이를 갉아 먹는다. 이때 소화효소를 내어 먹이를 쉽게 분해하여 먹는다. 구더기 한 마리는 매우 작지만 그들의 수효는 수백만이다. 죽은 동물을 만난 구더기는 하얀 뼈만 앙상하게 남기고 모두 먹어치운다.

구더기 :

그들은 계속 먹고 자라면서 3차례 탈피를 하여 커다란 구더기가 되는데, 기온 17~32℃일 때는 4~13일 만에, 12~17℃이면 14-30일 걸려 번데기가 된다. 이때 성숙한 구더기는 습기가 없는 곳으로 수십m를 이동하여 번데기로 변신한다.

번데기 :

집파리의 번데기는 길이가 8mm 정도이고, 갈색이다가 점점 검어진다. 번데기는 기온에 따라 빠르면 6일(기온 32~37℃), 14℃일 때는 17~27일 후에 성충(파리)이 되어 나온다.

성충 파리 :

집파리 성충은 사람과 가축의 배설물을 즐겨 먹는다. 그들의 몸 크기는 길이가 6~7mm이고 암컷이 더 크다. 수컷은 두 눈이 가까이 붙어 있지만, 암컷은 눈 사이가 넓어 구별이 된다. 어른 집파리는 15~25일 살며, 먹지 못하면 2~3일 만에 죽는다. 흔히 눈에 띠는 파리의 교미 시간은 2~15분, 교미 후 4~20일 후에 산란한다. 알을 가진 암컷은 단백질 영양을 더 많이 섭취한다. 파리는 당분을 좋아한다.

밤이 되면 그들은 활동을 멈추고 실내 또는 가축사의 천정, 실내의 전선 등에 붙어 안전하게 지낸다. 파리는 불결한 곳을 옮겨 다니면서 각종 전염성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포자, 기생충 알 등을 전파하므로, 집안으로 파리가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특히 음식에 앉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파리의 입(Jonathan Wojcik 사진). 파리의 입 끝은 스폰지 같으며, 단단한 먹이에 소화액을 적셔 빨아먹기도 하지만, 세균의 작용으로 생겨난 당분과 단백질(아미노산) 등을 흡수하여 영양으로 한다.

파리는 없어야 하는가?

파리는 강력한 근육으로 날개를 퍼덕이며 너무나 잘 날아다닌다. 파리목의 학술명인 Diptera는 di(2개) + ptera(날개)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이다. 영어에서는 dragonfly(잠자리), stonfly(강도파리), firefly(개똥벌레), butterfly(나비) 처럼 파리가 아닌데도 fly를 붙이고 있다.

파리의 머리 좌우에는 커다란 한 쌍의 복안, 머리 꼭대기에 3개의 작은 단안(單眼), 한 쌍의 촉각, 그리고 입(구기口器)이 있다. 파리의 가슴에는 한 쌍의 날개가 있고, 자세를 조정해주는 작은 ‘평균곤’(平均昆) 한 쌍이 날개에 붙어 있다. 많은 곤충은 긴 촉각을 가지고 있으나 파리는 짧다. 그 이유는 비행할 때 거추장스럽기 때문이다.

파리는 비행할 때 조금도 힘들지 않게 이륙하고 착륙하는 능력을 가졌다. 파리가 가진 6개의 다리는 어떤 지형에서라도 자연스럽게 이착륙한다. 새들은 아무리 잘 나는 종류이더라도 파리나 잠자리만큼 자연스럽게 비행하지는 못한다. 곤충이 비행하는 데는 활주로가 필요치 않다. 고속으로 날아와 거꾸로 천장에 안착하는 것도 그들에게는 어렵지 않은 비행술이다.

파리의 비행 비밀은 그들의 가슴 근육과 날개에 있다. 파리의 가슴 근육이 어떤 조직이기에, 그리고 그들의 가볍고 튼튼한 날개의 신소재는 무엇인지 화학자들도 모른다. 사람들은 파리를 무척 싫어하지만, 파리와 그 애벌레(구더기 maggot)는 포식성(捕食性) 곤충, 새, 물고기 등의 먹이로서 ‘대자연 속의 먹이사슬’에서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파리의 애벌레는 죽은 동물이나 식물을 먹고 생장하기 때문에 환경을 빨리 정화(淨化)시키는 중요 역할을 한다.

우리들 가정에서 냉장고를 사용하게 되면서 음식도 쉽게 상하지도 않고 파리가 접근하지 못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현대의 주택에서는 수세식 화장실을 시설하여 파리를 거의 피할 수 있게 되었다. 파리가 덤비지 않도록 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어야 할 위생상식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주택 구조는 파리를 피하도록 온갖 고안을 해두고 있으며, 집안에는 파리약을 상비해두고 있다. 그러나 가난한 나라의 주민들은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성가시고 세균성 전염병을 퍼뜨리는 파리를 피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파리는 인간을 귀찮게 하지만 없어서도 안 되는 공존해야 할 자연의 일부이다. **

기생벌 종류가 파리의 번데기에 산란하고 있다. 기생벌의 알은 부화되어 번데기를 파먹고 성장해서는 어미 벌이 되어 구멍을 뚫고 나온다. 기생벌은 파리에게 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