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결말 - geuligo amudo eobs-eossda gyeolmal

드라마리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소설과 비교) 줄거리, 범인, 스포O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는 끝날 때까지 절대 범인을 알 수가 없다는 것이 흥미로운 추리소설이다.

소설은 모든 사람이 다 죽고 스토리가 끝이 나서 엥? 하다가 이어지는 애필로그에 범인의 편지가 나옴으로써 착착 맞춰지는데,

왓챠플레이의 BBC 영드 3부작에서는 최후의 1인이 죽을 때 범인이 등장한다.

원작을 충실히 따랐기 때문에 범인과 살해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

소설은 마지막 에필로그에 범인의 자백과 함께 어떻게 들키지 않고 범죄를 저질렀는지 상세하게 나오는데,

영드는 가볍게 언급만 하고 지나가서 그 부분이 살짝 아쉬웠다.

코난이나 김전일 등 유명 추리물에서 흔히 이용되는 "예고죽음" 방식을 따르는데,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거의 원조격이기 때문에 그 당시에는 파격적인 스토리였다고 한다.

우리가 잘 아는 "한 꼬마 두 꼬마 세 꼬마 인디언~" 동요의 원곡은 아래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한 명씩 죽어가는 섬뜩한 노래다.

※ 줄거리, 결말, 범인을 다 정리했으니 원작을 보실 분들은 읽지 마세요.

(편의상 자잘한 이야기는 패스)

열 명의 인디언 소년이 있었다.

하나가 목이 막혀 아홉명이 되었다.

하나가 늦잠을 자 여덟명이 되었다.

하나가 여행을 갔다가 남아 일곱명이 되었다.

하나가 스스로를 반으로 갈라 여섯명이 되었다.

하나가 벌집을 건드려 쏘여 다섯명이 되었다.

하나가 법을 공부해 대법원으로 가 네명이 되었다.

하나가 바다에 나가 청어에게 먹혀 세명이 되었다.

하나가 곰에게 잡혀 두명이 되었다.

하나가 햇빛에 타 한명이 되었다.

하나가 목을 매고 죽어

아무도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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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드라마 버전이 원작 소설과 거의 똑같기 때문에 드라마 버전으로 줄거리 작성

8명의 각기 다른 사람들이 노언 부부라는 의문의 사람의 초대장을 받고 외딴 섬으로 모이게 된다. 섬에는 커다란 저택과 저택관리자인 로저스 부부 2명이 있어 총 10명이다. 손님들은 로저스 부부가 준비한 저녁식사를 즐기며 노언 부부를 기다린다.

각자의 방에는 10명의 인디언 소년들에 대한 노래가 액자에 들어있고, 식사 자리에는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 놓여져 있다.

의사, 판사, 교수, 탐정 등 각기 다른 직업과 환경의 이들은 모두가 노언 부부를 실제로 본 적이 없고, 누구인지 알지도 못하며, 서로 다른 내용의 편지를 받았음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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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 10개의 인디언 인형(드라마에서는 매끈한 조각상으로) / 10명의 인디언소년 동요

식사를 끝내고 다들 거실에 모여 후식을 즐기는데

갑자기 "안토니 마스턴은 김모모를 죽였고, 로저스 부부는 최모모를 죽였고~" 라는 모두의 범죄를 말하는 방송이 들린다. 이들은 당황해하며 이 방송을 켠 로저스(하인)를 추궁하는데, 그는 노언 부부의 지시에 따랏을 뿐이다.

어차피 로저스의 범죄도 방송으로 공개되었으니 같은 처지인 셈.

모두들 "방송에서 말한대로 그 사람이 죽은 건 사실이지만 자신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분통해 한다.

그 중 안토니 마스턴은 과속 운전을 하다 어린 남매를 치어 죽였던 적이 있다고 양심고백한다.

그러자 일제히 그가 살인자라고 비난하는데, 갑자기 안토니가 술을 마시다 쓰러진다.

의사인 암스트롱이 맥을 짚어 그가 진짜 죽었음을 확인하고, 술에 청산가리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모두들 식탁에 올려져있던 10개의 인디언 소년 인형 중 하나가 사라져있는걸 확인한다.

☞ 목이 막힌 인디언 소년

(이후부터 희생자가 생길 때마다 인형이 하나씩 사라집니다)

첫번째 희생자가 생기자 로저스 부인은 죄값을 받게될까 두려워한다.

모시던 노부인의 유산 상속을 받기 위해 로저스는 노부인을 죽이고, 부인은 그것을 보고도 숨겨왔었다.

다음 날 아침 로저스 부인이 잠에서 깨지 않고, 암스트롱 의사는 그녀가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죽었음을 확인한다.

☞ 늦잠을 잔 인디언 소년

결백을 당당히 주장했던맥아더 장군은 2명의 죽음을 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그는 총애하던 부하가 자신의 아내와 내연관계임을 알고 그를 총으로 죽였던 과거가 있다. (소설에서는 전쟁터 총알받이로 내보냄)

맥아더 장군은 저택 바깥에서 침울하게 앉아있다가 뒷머리가 깨진 채 죽는다.

☞ 여행을 갔다가 남은 인디언 소년

로저스는 부인이 죽어도 슬퍼하지 않고 투철한 직업정신으로 손님들의 식사를 준비한다. 냉장고에 손님들에게 대접할 동물 내장을 넣고 장작을 패러 아래에 내려가는데, 그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누군가 그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도끼에 맞아 끔살당한 뒤였다.

☞ 스스로를 반으로 가른 인디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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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째 희생자 에밀리 브랜트

에밀리 브랜트는 자신 외 유일한 여성 생존자인 베라 클레이손에게 과거 자신의 하녀가 혼전임신을 하자 "순수한 척 하는 더러운 년"이라며 길거리에 내쫓아버렸고, 그녀가 투신자살을 했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 하녀의 죽음에 자신의 책임은 없다고 말하며 뜨개질을 계속 한다.

베라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에밀리는 목에 뜨개질 바늘이 꽂힌 채 죽어있고, 바늘에는 'Bee'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소설에서는 독살 후 벌 한 마리를 방 안에 풀어놓음)

☞ 벌에 쏘여 죽은 인디언 소년

워그레이브 판사는 자신의 재판에서 유죄로 선고된 범죄자들이 교수형에 처해지는 모습을 늘 지켜봐왔다. 한 연쇄살인마에 대한 재판에서 그를 유죄로 몰아 교수형에 처하게 했는데, 그가 사실 결백한게 아니었냐는 기사들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한편 유일하게 이 섬에 총을 가져온 필립 롬바드의 총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5명의 생존자들이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 않는다. (초대장에 총을 가져올 필요가 있겠다고 적혀있었음)

그러다 갑자기 들리는 탕! 소리에 달려가보니 워그레이브 판사는 머리에 총을 맞고 뒤통수에서 뇌수들이 다 흘러나온 채 앉아있다.

그간 모든 사람들의 죽음을 체크하던 암스트롱 의사는 판사가 죽었다고 말하고, 필립은 다시 자신의 총을 가져간다.

☞ 대법원에 간 인디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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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를 돌리시오...

이제 암스트롱 의사, 블로어 탐정, 필립 롬바드, 베라 크레이손 4명만이 모였다.

바깥으로 구조신호를 보냈지만 너무나 외딴 섬이라 답이 없다는 걸 알게 된 그들은 서로를 믿지 못하고 과거를 되돌아보며 죄책감에 잠긴다.

암스트롱 의사는 만취한 상태로 수술을 하다 환자가 사망한 과거가 있다.

모두가 잠든 저녁, 몰래 저택 바깥으로 달려간 그는 다음날 바닷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다.

☞ 바다에 나가 청어에게 먹힌 인디언 소년

윌리엄 블로어 탐정은 공중 화장실에서 혼자 음란행위를 하던 동성애자로 추정되는 한 소년을 유치장에서 피떡이 되게 패 죽인 과거가 있다.

그는 저택을 혼자 돌아다니다 곰을 박제한 가죽에 깔려 피투성이가 된 채 죽었다. (물론 가죽으로 죽진 않았고, 죽인 다음 덮어높은 것)

☞ 곰에게 잡힌 인디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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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롬바드(중저음 톤이 너무나 매력적)

이 와중에 썸을 타고 있던 필립과 베라만이 최후의 2인.

필립 롬바드는 과거 밀림에서 원주민 21명을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했던 과거가 있다.

내가 범인이 아니면 너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베라는 필립의 총을 뺏어 그를 쏴 죽인다.

☞ 햇볕에 탄 인디언 소년

베라 클레이손시릴이라는 소년의 가정교사였고, 시릴의 삼촌인 휴고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시릴 아버지의 재산을 가난한 휴고에게 상속시켜 자신과 결혼하게 할 속셈으로, 시릴을 부추겨 위험한 바다 수영을 시켰다.

완벽 범죄를 위해 베라는 뜸을 들였다가 자신도 바다에서 허우적거려 '목숨바쳐 어린 제자를 구하려 한 가정교사' 이미지를 갖게 되는데, 휴고는 진실을 알게되어 그녀를 떠났다.

베라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터덜터덜 저택으로 돌아왔는데 자신의 방에 올가미가 설치되어 있다.

멍하게 의자 위에 올라가 목을 걸고 의자를 탕 치는데 갑자기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소설은 베라가 목을 매달아 죽고 끝. 에필로그에서 범인이 밝혀진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워그레이브 판사다.

난 죽었다고 안적었지롱:: 아가스 크리스티도 '죽었다'는 말을 쓰지 않는 트릭을 썼음

놀란 베라는 쓰러진 의자의 끝을 발끝으로 간신히 잡으며 숨을 헐떡이고, 워그레이브 판사는 그 옆에 태연하게 앉아 사건의 전말을 말한다.

중간에 암스트롱 의사와 동맹을 맺어 로저스가 남겨놓은 동물 내장을 뇌수로 위장해 죽은 척을 했고, 저택 바깥에서 만나자고 해 달려나온 그를 바닷가 절벽으로 등떠밀어 죽였던 것.

이 일을 계획한 이유에 대해서는 과거 연쇄살인마의 교수형을 지켜보던 중 죽음을 앞둔 살인마에게서 '너와 난 다를 바가 없다'는 조소를 띈 눈빛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죄 없는 사람들을 죽였지만, 판사는 죄가 있는 사람들을 죽임으로써 '너와 나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는 것.

베라는 "나를 살려주면 증인이 되어주겠다. 필립 롬바드가 미쳐 총으로 사람들을 다 죽이고 스스로 자살했다고 말해주겠다."며 거래를 제안한다. 판사는 "난 똑똑한 네가 제일 마음에 들었어"라며 베라에게 다가가 간신히 버티고 있던 의자를 발로 차고 방을 나간다.

☞ 목을 맨 인디언 소년

판사는 만찬 테이블 위 마지막 인디언 인형을 치우고 앉아 총으로 자살한다. 미리 천으로 총을 감싸 본인의 흔적을 지우고, 튕겨져 나간 총은 긴 테이블의 끝에 멈춰 본인도 죽임을 당한 것처럼 위장한다.

그리고 섬에는 아무도 없게 된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소설을 10년 전에 처음 읽었고, 범인의 정체를 알고 놀라워 했었다.

누가 범인인지를 알고 봐도 눈치챌 수 없게끔 만들었으니까.

예고살인은 이제는 더이상 참신한 소재가 아니지만 언제 봐도 흥미로운 소재인 것 같다.

<천사와 악마>에서 4대 원소에 맞춰 한 명씩 죽어갈 때, 물과 불로 사람을 죽이는 건 그러려니 했지만 공기와 흙 차례에는 과연 어떻게 죽음을 꾸몄을지 참 궁금했다.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 벌에 쏘인다거나 청어에게 먹힌다는 예고가 어떻게 적용될지 궁금해 책을 놓을 수가 없었다.

최대한 원작을 충실하게 따랐으나 고전 캐릭터들에게 조금 더 입체감을 주기 위해 소소하게 다른 부분들이 몇 있었다.

매우 보수적이고 숙녀다움을 강조했던 에밀리 블랜트가 하녀의 손가락에 난 피를 핥아주는 장면은 추가됐고, 블로어 탐정은 승진을 위해 누명을 씌워 죽음에 이르게 했었는데 드라마에서는 동성애 혐오자로 등장한다.

안토니 마스턴과 필립 롬바드만이 유일하게 초반부터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데, 모두들 그 둘을 맹렬히 비난하며 자신은 '결백하다'고 한다.

"가장 아끼던 부하를 내가 어떻게 죽였겠나!"

"시릴을 구하기 위해 익사할 뻔 했어요."

저 살인마들과 나는 다르다!고 당당하게 주장하던 그들은 점점 자기 차례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자 그제서야 죄책감과 공포에 시달린다.

워그레이브 판사는 이 과정들을 지켜보면서 더욱더 자신의 살인에 정당성을 가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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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2인

판사는 각자의 죄의 무게에 따라 순서와 방식을 정한 것 같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우발적인 사고였던 안토니 마스턴을 크게 고통 없이 보내줬고,

본인의 행복을 위해 무고한 어린 아이를 죽인 것도 모자라 섬에서 자신을 믿고 지켜주려했던 필립 롬바드를 배신하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를 이용하려 한 베라는 가장 마지막에 고통스럽게 죽게 했다.

외딴 섬에서 펼쳐진 워그레이브 판사의 마지막 재판은 그의 죽음으로 종결됐다.

☞ 왓챠플레이로 감상 (3부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