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 포 어 드림 해석 - lekwiem po eo deulim haeseog

빠져드는 영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레퀴엠 포 어 드림.

중독.
레퀴엠 포 어 드림에선 그 무서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약물중독을 주제로 다루지만….
글쎄요.
우리는 사실 너무 많은 것에 중독되어 있습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저의 가까운 친구들만 해도 그렇고,
식탐을 거부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돈이라면 눈이 뒤집히거나,
권력을 얻기 위해 우정을 저버리는 사람도 생길 정도니 세상은 참 중독으로 가득하죠.

레퀴엠 포 어 드림을 잘 편집한 영상을 찾았는데, 아쉽게도 Embed 태그를 막아놔서 링크를 걸었어요.

Requiem for a Dream - Radiohead "Last Flowers"

레퀴엠 포 어 드림 해석 - lekwiem po eo deulim haeseog

이 영화 속에서도 꽤 다양한 종류의 중독자들이 등장합니다.
허영에 중독되고,
식욕과 색욕 그리고 폭력에 중독된 사람도 나오죠.
그중에 가장 충격으로 다가온 건 폭력에 중독된 사람입니다.
잡혀 온 마약 중독자를 거리낌 없이 구타해요.
아무런 죄의식도 없습니다.
그가 폭력을 행사하는 대상에겐, 그런 대우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마약에 중독된 사람이 나쁜 걸까요?
불쌍한 사람이잖아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휘두르는 폭력에 중독된 사람 역시 불쌍합니다.
가장 안타까운 일은,
이런 불쌍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겁니다.
매일 아침 신문에도 나오고, TV 뉴스에도 나오죠.
그리고 저 자신만 봐도,
별것 아닌 일에 분노에 휩싸이는 일이 종종 있어요.
처음 화가 나면 작은 일에 화내는 게 부끄럽지만,
그런 일이 몇 번 더 일어나면, 그 화에 중독되고 말죠.
종소리가 울리면 침을 흘리는 파블로프의 개처럼요.
혹시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언가에 중독되진 않았나요?


Posted on 2015-08-30 |

레퀴엠 포 어 드림 해석 - lekwiem po eo deulim haeseog
Directed by Darren Arnofski

Starring Jennifer Connelly, Jared Leto, Ellen Burstyn, Marlon WayansGenre: Drama

“꿈을 위한 장송곡”이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영화에서 다루는 주제와 그 이야기는 상당히 암울합니다. 극에서 주요 위치를 차지하는 등장인물은 크게 네 사람인데, TV 쇼를 즐겨보며 다이어트 성공의 꿈을 불태우는 사라 골드파브(Ellen Burstyn 분), 그리고 그녀의 최고 애장품인 TV를 고물상에 내다 팔고, 그 돈으로 마약을 하고 그녀가 다시 그 TV를 되사오면 또 내다 파는 그녀의 아들 해리 골드파브(Jared Leto 분), 그녀의 여자친구 마리온 실버(Jennifer Connelly 분) 과 마약매매로 해리와 한 건 해보려 하는 그의 친구 타이론 (Marlon Wayans)분 입니다. 그들은 서로 각자 모종의 이유로 마약에 손을 대게 되고, 마약에 삶을 서서히 잠식당하고 마침내는 파멸 당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감독이 영화로 꾀하던 것이 단순히 마약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공익광고 제작은 아닙니다. 이 영화의 목적은 오히려 마약 중독의 체험에 가깝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지는 것은 다른 일반적인 영화들에서 등장하는 마약에 취해 사경을 헤매는 사람의 모습보다는, 흘러가는 파편들같이 지나가는 여러 개의 쇼트, 그때 보이는 환각 등이 주를 이룹니다. (실제로 등장인물들이 마약에 취해있는 동안은,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가장 정적이고 차분하게 묘사됩니다) 즉, 마약을 제3의 입장에서 관찰하도록 유도하기보다는, 마약 중독자의 눈으로 극의 분위기와 모습이 흘러갑니다.

그리고 또한, 당연히, 마약 중독자의 입장에서 서술된 영화가 4명 모두의 파멸이라는 길로 다다르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그 자체로 하나의 공익광고가 되자는 것은 아니라고 조금 전에 언급했습니다만, 누가 보더라도 일정 부분 경고의 메시지가 포함되어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무엇인가? 하면, 제 개인적 의견으로는, 맹목적인 꿈과 열망, 허울 좋고 빈 껍데기 같은 이리저리 표류하는 낙관주의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도입부는, 해리가 친구와 TV를 끌고 가는 오프닝 부분이 주는 파국의 암시를 제외하면, 나름대로 희망적입니다. 초반의 마리온과 해리의 모습의 좋고 좋은 모습들과 젊은 시절 입은 빨간 드레스를 바라보며 회춘을 꿈꾸는 사라의 모습은 가족 영화에 나와도 괜찮을 만큼 밝아 보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잘 되겠지 뭐” 식의 낙관주의와 함께, 점점 틀어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목적의 달성”이 동기 그 자체가 되어버립니다. 이제부터 이것을 “중독”이라고 불러도 될 거 같군요.

본질적으로 이 영화를 꿰뚫는 핵심 주제는 중독과 그에 필연적으로 이어지는 파멸에 대한 경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에 만연해 있는 여러 가지 중독들(여기서 오해의 소지가 있어 밝히면, “컴퓨터 게임 중독은 위험하다.” 등의 의미의 중독과는 약간 뉘앙스가 다릅니다.)이 중독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마약”으로 상징화되어 영화에 함축적으로 담겨 있습니다. 그들을 중독 상태로 만들게 한 것이 성공, 명성, 출세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며 또 다른 재미있는 결론이 나옵니다. Erich Fromm은 현대사회의 인간이 명성과 인기를 그토록 열망하는 이유가, 현대사회에서 집단으로부터 개별적으로 독립되어 나온 인간이 더는 타인과 자신과의 관계나, 어느 거대한 집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외감과 무력감, 인생의 의미에 대한 의심을 침묵시키는 데에 명성이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노동자는 자신의 육체적 에너지를 팔고, 의사나 상인들은 자신의 인격을 파는, 자아가 상품화되는, 즉 자아의 상품 가치가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는- 현대 사회에서의 자신이라는 상품의 가격은 인기로서 매겨진다는 말이죠. 현대사회의 근본적 문제점까지도 꿰뚫는 이 영화가 많은 사람에게 가장 우울한 영화로 평가 받는 데에는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는 일인 거죠.

P.S. 이 영화에서 유명한 것 중 또 다른 하나는, 배경음악입니다. Lux Aeterna (영원한 빛)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음악은 감독의 다른 많은 작품의 OST을 담당한 Clint Mansell이 작곡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장엄 하며 웅장한 멜로디가 특징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명장면이라고 꼽는 마리온이 성매매에 처음 손을 댄 후, 복도로 걸어가는 장면에도 이 음악이 사용되었습니다. (배우의 몸에 붙은 카메라를 사용하고, 살짝 위에서 내려다보는 각도를 이용해 (High angle) 더욱 뼈저리게 느껴지는 무력감과 그를 비롯한 전체적 Mis en scene이 아주 뛰어납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레퀴엠 포 어 드림 해석 - lekwiem po eo deulim haese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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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

2015.09.05 01:29

레퀴엠 포 어 드림 해석 - lekwiem po eo deulim haeseog
장유벌

조회 수 4435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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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레퀴엠 포 어 드림 해석 - lekwiem po eo deulim haeseog
    썰좀풀어봐 2015.09.06 15:05

    헐;;괜히 명작이라고 칭찬받는게아니엿구나
    유벌이 요즘에 영화올려줘서 고맙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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