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피자 야채 - migug pija yachae

<피자가 채소? 美 학교 급식법안에는 "예스">

(뉴욕=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 어린이 비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학교 급식의 식단을 채소 위주로 개선하려는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노력이 좌절됐다.

미 의회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피자를 채소로 규정하는 기존 급식법안의 수정안이 삭제된 2012년 예산안 일부를 가결했다.

농무부가 제출한 수정안에는 급식에서 토마토와 같은 전분성 채소와 나트륨을 줄이는 대신 통밀 제품을 늘리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코트니 로웨 농부무 대변인은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2∼19세 연령층의 17%가 비만이라며 "날로 심각해지는 비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정안을 내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학교의 급식 규정에는 피자가 채소로 분류된다. 피자에 사용되는 토마토 페이스트 때문.

농무부는 토마토 페이스트가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하는 채소로 분류되는 것 자체는 반대하지 않지만, 학교에서 피자를 지나치게 남용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식품업계는 농무부 안이 식품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

피자 공급업체인 콘애그라 푸드는 농무부의 방안이 실행될 경우 토마토 제품의 전반적인 소비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미 소비자보호단체인 공익과학센터(CSPI)는 현행 규정을 토마토케첩을 채소로 분류하려다 실패했던 1980년대 레이건 행정부의 시도에 비유했다.

CSPI의 마르고 우탄 국장은 "피자는 채소와 함께 공급돼야 하며 그 자체가 채소로 인정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 농무부는 작년 전국의 각급 학교 10만여 곳에 저소득층 어린이 대상의 급식 보조금으로 140억달러를 지원했다.

보조금을 원하는 학교는 학생들에게 매주 최소 2.5컵의 채소를 제공해야 하는데 농무부는 채소 공급량을 배로 늘린다는 방침을 갖고 수정안을 냈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영양 분야 전문가인 스티브 크리스텐슨 전 농무부 국장은 토마토 페이스트가 몸에 좋은 것일 뿐더러 수정안이 본질을 외면한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급식은 배고픈 학생들을 먹이기 위한 정책일 뿐"이라며 "연방정부가 어린이 비만과의 전쟁에 이 정책을 끌어들인 것은 적절치 않다"고 꼬집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1/11/19 23:4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