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탈 킴 원신 - metal kim wonsin

특정 유튜버를 저격하려는 건 아니라는 점 먼저 못박아두고.

구독자 10만명 이상의, 평소 즐겨보는 유튜버들의 원신 리뷰를 보고 한숨만 나와서 쓰는 글.

내가 보지 못한, 내지는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의 비판이나 칭찬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기다렸어.

그런데 까보니까 이걸 이렇게 비판한다고? 같은 생각밖에 안 들더라.

핵심만 먼저 말하자면. 그 유튜버들은 원신을 야생의 숨결이랑 비교했어. 

야숨의 조악한 모조품이라는 점, 이 게임할 바에 야숨을 한다는 걸 강조했지.

그런데 이건 굉장히 무식한 지적이라는 게 내 생각이야.

원신이 야숨 짝퉁이 아니라는 게 아냐. 좋은 게임인데 왜 까냐! 하는 것도 아니고. 

야숨을 80시간 한 내 입장에서 원신은 야숨 짝퉁이 맞고. 이건 이 게임이 향후 어떻게 되든 간에 평생 따라갈 꼬리표라고 봐. 롤, 롤토체스가 그런 것처럼. (롤처럼 잘된다는 건 아님)

문제는. 이 유튜버들이 하는 '원신할 바에 야숨한다' 내지는 '야숨을 했으면 원신을 못할 거다' 같은 주장들이야.

이게 굉장히 심각한 게. 유저들을 1도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닌 이상 나올 수 없는 발언이야.

야숨이 좋은 게임이다 뭐다를 떠나서. 본질은 멀티 플레이가 안 되는 콘솔 게임이라는 점이야.

콘솔 게임인 야숨은 완결된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야. 길게 잡더라도 100시간이면 어지간한 건 다 플레이해볼 수 있지.

반면 원신은? 스토리가 완결되선 안 되는 게임이야. 다인 플레이가 가능한 온라인 게임이고. 어떻게든 이야기를 이어가는 영속성을 가져야 하는 게임이지. 

이런 측면에서 원신은 리니지나 마비노기, 와우, 블레이드앤소울, 로스트아크 같은 류의 온라인 게임과 같은 특성을 지녔어. 파티플이 디아블로나 몬스터헌터 월드와 비슷하지만.

콘솔 게임과 온라인 게임이라는 차이점은 두 게임을 비교할 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야. 그냥 뭉개고 넘어갈 수 있는 요소가 아니라고.

내가 야숨 플레이 시간이 80시간이고. 진짜 인생 게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즐겁게 플레이했지만.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내 입장에선 게임 플레이 만족도와 달리 '80시간? 그거 누구 코에 붙여?' 라는 감상이 드는 게 사실이야. 

여타 MMORPG를 플레이 시간으로 치환하면 1000시간 이상 한 게임도 많을 걸?

아무리 게임이 재밌든 간에. 완결되지 않는, 영속성을 지니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다수 있어. 그런 사람들은 콘솔 게임을 안 좋아하고 온라인 게임을 좋아하지.

내 기준으로 봤을 때. 원신과 젤다는 킹오브파이터와 던전앤파이터 수준의 괴리가 있어. (던전앤드래곤이나 삼국전기랑 비교하는 게 더 적절하겠지만 잘 모를까봐)

원신할 바에 야숨해라, 하는 건 던파 할 바에 킹오파 해라는 거라구.

리뷰어들이 왜 이런 방향으로 비판을 하는가, 에 대해 고민해봤지만. 납득할 만한 결론을 못 내렸어.

그나마 뇌피셜로 이해해보려 하자면. 워낙 다양한 게임을 즐기고 리뷰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콘솔, 온라인, 모바일 이런 환경적 요소는 빼도 된다고 생각한 건가? 싶긴 한데... 내 입장에선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수준의 궤변으로 느껴져서 당황했어.

원신을 비판할 요소는 산더미 처럼 널려 있어. (야생의 숨결을 비롯해 여타 게임, BGM 등을 표절했다는 걸 제처두고)

가장 심각한 건 시나리오 부족이지. 처음 플레이하는 유저들이야 '막 오픈했으니까 그럴 수도 있지' 할 수도 있는데. 

이 정도 게임 진행도는 CBT에서도 구현됐었어. 지나치게 시나리오가 짧아. 눈동자 찾기 같은 걸로 플레이 타임을 늘렸지만. 지금 이 게임 시나리오만 보자면 양산형 모바일 게임의 절반에 절반도 못 미치는 분량으로 나왔어. 

콘텐츠 소모 속도를 억제하려 했다든지 하는 모종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너무 짧아. 

밸런스 문제도 있지. 

여러 기믹에서 지나치다 싶이 요구되는 캐릭터가 있어. 그런데 탐험 외에 그 캐릭터의 활용도는 크게 떨어지고. 결국 파티를 지속해서 스왑해야 하는데. 여기서 오는 스트레스가 상당해.

아직 초창기다 보니 조심스럽지만. 특정 캐릭터는 좋고 특정 캐릭터는 나쁘다, 하는 파워 밸런스 문제도 있어.

크로스플랫폼이라고 홍보했지만. 모바일에선 사실 플레이 불가능한 게임이라는 점도 욕 먹어야 하지. 갤 S20 쓰는 나도 이런데. 샤오미, 화웨이 쓰는 중국 플레이어는 어떨까 싶어. 원신을 모바일로 하기엔 오히려 발열 적은 스냅드래곤 7XX 시리즈 쓰는 폰이 더 나을 거 같기도 해.

이벤트 컷신이나 전투를 스킵할 수 있다든지 하는 버그성 플레이도 단점으로 꼽을 수 있지. 개발사가 의도한 방향이 아니니까. 

시나리오 외에 전체적인 콘텐츠 부족 문제도 있고. 오역, 오탈자도 상당히 많지. 행추 시나리오 막바지에서는 행추 대신 악덕 상인(무XX?)을 도우라고 해서 뿜었지. 리월항의 천암군 NPC는 본인을 천안굼 소속이라고 말하고 있고.

해소됐다지만 백도어나 개인정보보호 문제도 분명 이슈야. 남들도 그러던데! 하는 건 비겁한 변명이지. 보안 프로그램이 PC에서 상시 가동한다는 건 무척 불쾌한 일이고, 스스로 논란을 자초한 게 맞다고 봐. 보안 기업들의 프로그램(대표적으로 PC 금융사이트 이용할 때 설치해야 하는 애들)도 같은 이유로 욕 먹잖아.

분명 나보다 게임 이해도 높고. 더 전문적으로 파고드는 리뷰어들이 왜 이렇게 리뷰를 했을까. 진짜 아쉽네.

전제가 틀리다 보니. 다른 내용은 눈에 안 들어와. 여러모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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