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직 7급 워라밸 - jibangjig 7geub wolabael

잘못 알고 계시지만

워라밸이란건 그렇게 고작 업무량 하나로 판단할 게 아니에요

급수에 따라 받는 월급부터 달라요.

평생 9급 계실 건가요 그 단순한 의미의 워라밸 때문에?

그리고 업무강도나 업무량이 7급이 9급보다 많고 그런 것도 아니구요,

그거는 부서에 따라 다른 거예요.

일이 많고 바쁜 부서에 있으면 7급은커녕 팀장(5~6급)도 야근과 비상근무가 잦고,

일이 한가하면 9급시보따리도 18시 칼퇴근 가능한 거구요.

그리고 7급과 9급은 원래 하는 일이 달라요.

9급이 데이터 취합, 서무실무, 예산회계를 본다면

7급은 그 데이터를 기획, 관리하고 예산회계를 하는 겁니다.

입직해보시면 알게 되실 거에요.

공무원이라고 해도 직렬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워라밸에 대해 일률적으로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논의를 간단하게 하기 위해 우리들이 흔히 볼 수 있는 동사무소나 구청, 시청에서 근무하는 지방직 공무원과 세종 정부청사 같은 중앙부처에서 근무하는 국가직 공무원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 어느 기관이 워라밸이 가능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케바케입니다. 부서by부서입니다. 분명히 평균적으로 업무량이 과중한 기관이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은 기관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문으로만 듣고 "어느 기관에 가면 일이 편하겠지"라고 생각하면 불행한 공직 생활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막상 편해 보이는 기관에서도 힘든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있고 엄청 힘들어 보이는 기관에서도 편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군대랑 매우 비슷합니다.  아무리 최전방 메이커 부대 소속이라도 편하게 생활하는 군인이 있고 아무리 후방에서 힘든 일 하나 없어 보이는 부대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라도 엄청 힘든 일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이 만약 유토피아를 꿈꾸고, 현재 기관에서 근무하다가 새로운 기관으로 인사교류 등을 통해 전입을 한다 하여도 여러분이 원하는 그런 아름다운 직장 생활은 펼쳐지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기관에서 느낀 부조리는 해결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관 특유의 새로운 부조리에 부딪히게 될 것입니다.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생의 point가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가치관에 대해 잘 고민해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소리입니다.)

□ 퇴근 후에 머리가 아픈 일과 그렇지 않은 일

동사무소 같은 일선 기관에서 민원인을 응대하는 공무원들은 사람을 상대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렇지만 장점도 있습니다. 6시 땡 치면 셔터를 내리고 퇴근할 수 있습니다. 퇴근하고 나면 일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시청이나 도청 같은 상위 기관에서 사업을 기획하거나 책임과 권한을 많이 갖고 있는 공무원들은 비교적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에 대한 압박감을 떨쳐내기 어렵습니다. 자기 전에 씻고 머리를 감으면서도 나의 일을 어떻게 하면 잘 처리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의식적으로 일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사람이 로봇도 아니고 그게 쉽게 되지 않습니다. 공직 생활을 오래 하고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무뎌지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무뎌지다가도 다시 직급과 직책이 올라가면서 오히려 더욱더 일 생각을 많이 하게 되기도 합니다.

일이 하루 만에 끝나지 않고 한 달, 두 달, 길게는 연 단위로 연속적으로 진행된다면 퇴근 후에도 머리가 아플 것이고 일이 하루 안에 끝나거나 머리를 쓰지 않고 단순 반복적이라면 퇴근 후에는 머리가 말개질 것입니다.

□ 국가직의 워라밸에 대해

국가직은 초과근무 부서별 총량제가 실시되고 있습니다. 

부서별 총량제가 실시되면 한 부서(보통 과 단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초과근무 시간이 총량으로 고정됩니다. 예를 들어 부서에 직원이 20명인데 부여된 총량이 한 달에 180시간이라고 하면 한 사람당 9시간 정도만 초과근무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직은 자연스럽게 초과근무를 최대한 안 하고 6시에 칼퇴근하려고 노력하는 조직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어느 한 사람이 불필요하게 초과근무를 많이 하다 보면 정말로 업무가 많아 초과근무를 해야 하는 다른 조직 구성원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업무시간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빨리 끝내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맡은 일만 잘하면 상사나 동료 눈치 보지 않고 워라밸 할 수 있습니다. 퇴근시간으로 눈치 주는 일은 없습니다.

다만, 문제는 국가직 공무원들이 그렇게 일이 한가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특히 소속기관이 아닌 본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은 일이 많은 편입니다. (업무량이 많다는 것은 제 개인적인 기준으로 한 달에 초과근무 30~40시간 정도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맡은 일이 너무 많게 되면 부서별, 개인별, 일별로 초과근무 가능 총량이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무료봉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이것은 매우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지방직의 워라밸에 대해

지방직의 워라밸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초과근무 총량제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현재 지자체는 개인별 초과 근무 상한선(57시간, 36시간 등)만 존재할 뿐이지 부서별 총량제가 실시되고 있지 않습니다.

부서별 총량제가 없는 지자체 공무원들은 국가직 공무원에 비해 초과근무를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여기서 발생합니다. 초과근무를 많이 할 수 있다 보니 아무래도 정규 근무시간(09:00~18:00)에 일을 빠르게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할 필요가 줄어들게 됩니다. 주중에 여유롭게 적당히 대강 일하고 밤에 낮에 할 일을 나눠서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는 조직 전체적으로 늦게 퇴근하는 문화가 만성적으로 고착화되어있습니다.

(이는 결코 공무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자기가 편하고 하고 싶은 대로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선의에 의존하기보다 제도적으로 개선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윗사람들은 아랫사람들이 집에 일찍 가면 일이 없는 줄 압니다.

모든 사기업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제가 사기업에서 근무했을 때는 무능하고 일 못하는 사람들이 꼭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했습니다. 사기업에선 늦게까지 퇴근을 안하고 있으면 무능한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공무원 조직에서 나이가 많은 옛날 세대가 관리자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개인의 능력이나 성과를 중시하는 MZ세대와는 달리, 특히 연공서열과 의전을 중시하는 기성세대 공무원들은 퇴근을 일찍 하는 사람을 일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없어 보이는 것은 덤입니다. 일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면 일을 더 받게 됩니다. 업무 시간에 효율적으로 일을 빨리 끝내고 퇴근하는 사람은 오히려 다시 워라밸과 멀어지게 됩니다. (일을 하는 사람만 더 하게 되니 일을 열심히 하게 될 유인은 점점 사라지게 됩니다. 큰일입니다.)

업무처리 속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일을 부여해도 누구는 일찍 퇴근하고 누구는 늦게 퇴근하게 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이치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은 일을 많이 해야 되고 일을 못하는 사람은 일을 조금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이 생각에 반대입니다. 경제학에서 임금은 그 사람이 생산해 내는 생산물의 가치와 동일하다고 봅니다.

생산해 내는 것이 많으면 많은 임금을 받아야 하는데 공직자들은 임금이 동일하기 때문에 누구는 많이 생산해 내고 누구는 적게 생산해 내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그리고 바람직한 것인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아무튼, 조직 문화 자체가 구조적으로 늦게 퇴근하게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자체에서는 워라밸이 쉽지 않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이야기하면 지자체에서 워라밸 하는 사람은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사람들 아니면 멘탈이 강해서 윗사람 눈치 안 보는 사람, 둘 중에 하나가 아닐까요?

□ 공무원이 워라밸 하는 방법

결국 워라밸을 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멘탈을 굳게 갖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링크를 달아두었으니 칼퇴근을 위한 멘탈관리 10계명도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공무원 칼퇴 10계명(저녁이 있는 삶)

<공무원의 칼퇴 10계명> 직장에서 상사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심지가 굳은 분들은 남 눈치 보지 않고 행동한다고 해도 마음씨가 여린 분들은 마이웨이를 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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