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웹툰 해석 - ikki webtun haeseog

웹툰 원작영화 이끼 줄거리와 해석(스포 강력)

와이쌤2020. 8. 5. 9:10

영화 이끼는 윤태호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강우석감독이 제작했다.

윤태호 작가는 그림은 물론 스토리 연출력도 매우 뛰어난 작가로 잡지 연재시기부터 존경해 왔던 작가.

하지만 웹툰쪽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다보니 이끼를 웹툰으로 보진 못했다.

영화화 된다는 소식을 듣고 이끼가 윤태호작가의 작품이란 걸 알게 되었는데 그 때 웹툰에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웹툰을 보고 영화를 보면 아무래도 영화에 실망을 하게 될 것 같아서 선입견 없이 영화를 보고 싶어 영화를 먼저 보게 되었다.

영화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았다. 스토리의 개연성, 캐릭터의 개성과 연기력 등 여러가지 면에서 아주 치밀했다.

첫 장면은 과거 삼덕기도원씬 부터 시작된다.

깊은 산 속 시골마을 분위기지만 나중에 유해국이 서울에서 차를 타고 온 것을 보면 배를 타고 들어가야만 하는 섬은 아닌 듯 하다.

시골마을의 한 기도원. 성도의 수가 많지 않다.

작은 시골 동네인 만큼 이곳의 원장은 마을 형사(천용덕)와 친분이 깊은 듯 하다.

원장은 신도들의 헌금으로 먹고 사는데 사람이 줄고 있다고 한탄하는 말을 버젓이 할 정도로

악질은 아니더라도 종교사기꾼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

유목형은 외지에서 온 인물로 사람들에게 자신이 깨달은 성경 진리를 전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모인다.

이에 기도원 원장은 어떤 구실을 만들어서라도 유목형을 쫓아내길 원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돈을 유목형에게 맡기고 땅과 집을 대신 사달라고 할 정도로 유목형을 믿는다.

원장과 천용덕은 이부분을 역이용하여 유목형에게 돈을 맡긴 사람들을 종용하여

유목형을 사기꾼으로 내몬다.

그로 인해 유목형은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게 되고 유목형을 사기꾼이라 생각하게 된 사람들은 다시 기도원을 채우게 된다.

천용덕은 유목형이 아무리 좋은 말을 할 줄 알아도 어차피 돈이나 물질, 위신에 사로잡힌 종교사기꾼이라 생각하고 그 실체를 밝히기 위해 죄수들을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천용덕을 괴롭히도록 만든다.

하지만 천용덕을 괴롭히던 죄수들은 오히려 일반적인 인간 답지 않게 행동하는 천용덕의 모습에 감화되어 죄책감을 느끼거나 교화되기까지 한다.

유목형은 천용덕에게 한가지 부탁을 하는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 소녀의 복수를 대신 해 달라고 한다.

천용덕은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고 마음만 먹으면 조종이 가능할 거라 믿는 부류의 사람이었지만 자신의 판단과는 다르게 행동하는 유목형의 모습에 두려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론 유목형이 가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이용하고 싶어한다.

시간은 흘러 현재 시점으로 되돌아오고 70정도 된 노인이 되어 쓸쓸이 홀로 죽음을 맞이한 유목형이 등장한다.

(처음엔 유목형이 전망좋은 큰 집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을 보고

유목형이 그래도 마을에서 인정을 받고 꽤 넉넉하게 살았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후에 유목형이 왜 이런 좋은 집에 살게 되었는지 그 이유가 나온다. )

유목형의 외동아들 유해국. 유목형이 아들 1명이 있다는 것은 영화 초반부 유목형의 등장씬에서부터 언급된다.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유해국은 검사가 진행할 정도의 큰 사건에 연루되었었고

스스로 자신의 무죄를 밝혀낼 정도의 치밀함을 가진 인물이다.

사실 밝혀냈다기 보다는 박민욱이 증거를 수집하고 있는 상황에서 박민욱이 자신을 향해 협박했던 내용을 녹음함으로서 수사를 종료시킨 상황.

유해국이 범인일 거라고 굳게 믿고 있던 사건 담당 검사 박민욱이 이 사건 때문에 지방 발령을 받게 되어

박민욱은 유해국에 대한 미련이 크게 남아 있다.

(이런 설정 덕분에 천용덕이라는 권력자와 맞붙을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마을사람들은 외지인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가 이 영화의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다.

마을 이장이 된 천용덕은 마을 모든 일에 중심이 되고, 공권력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말 한마디 만으로 상황을 정리한다. 유난히 천용덕의 말에 복종하는 경찰. (그 이유도 뒷부분에서 나온다. 이렇게 앞서 설정한 캐릭터들의 성격이 하나하나 인과관계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

이 영화의 칙칙하고 스산한 분위기에 단비같은 비주얼을 보여주는 이영지.

하지만 이 캐릭터 또한 이장의 심복들의 성욕을 풀어주는...

비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를 보고 나니 유해국을 보면서 활짝 웃는 첫 장면이 매우 인상깊게 느껴진다.

그리고 이장이 유해국에게 이별상이라고 밥상을 차려줬을 때 유해국이 돌아가지 않을거라고 하자 멈칫한 장면 또한 매우 인상깊다.

(이 모든 표정들이 영화 마지막부분과 다 연결이 되어 있다.)

이장의 집에 초대받은 유해국. 이장의 집에서는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그리고 마을에서는 모두 이장의 집을 올려다볼 수밖에 없다.

이 장면은 이장인 천용덕이 가진 권력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아버지가 살던 집에서 지내기로 한 유해국은 지하 창고방에 있는 이상한 문을 발견하고 그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 안에는 긴 지하통로가 있었고 그 지하통로는 이장의 심복부하 집과 연결이 되어 있다.

그러니 유해국의 아버지는 지속적으로 감시를 당하고 있었던 것.

(영화를 보면 유목형은 처음부터 여기 살았던 것은 아니고 원래 천용덕이 살던 집이었다. 그래서 고급스러웠던 것. 하지만 천용덕은 유목형이 자신을 몰래 죽이러 왔던 사건을 계기로 유목형을 이 곳에서 살도록 한다. 지하도를 통해 지속적으로 감시가 가능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럼 이 지하도는 유목형이 살기 전 부터 있던 것. 천용덕은 만일을 대비해 자신의 집에 지하 대피로를 마련해 둔 것이 아닐까 한다. 따라서 유목형은 이곳에 살면서 지하도의 존재는 몰랐을 것이다.)

영화 중반부터 천용덕을 따르는 심복들에 대한 정체가 드러난다.

둘 다 강력 살인죄를 저지른 범죄자. 그 중 한명인 하성규는 불법 매춘을 하다가 화재가 나자 그 안에 있던 여성들을 모두 태워 죽였고, 또 한 명인 전석만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친구를 총으로 쏴 죽인 인물.

형사였던 천용덕은 이들을 잡아 죗값을 치르게 해야 하는 입장에 있었지만

사형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이들의 생명을 자신이 구한다면 이들이 자신에게 죽기까지 충성할 거라 믿고 자신의 야망을 위한 도구로 삼는다. 처음엔 이런 강력범죄가 어떻게 형사 한 명의 조작으로 묻힐 수 있을까?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마을 사람들과 경찰이 한 통속이 되어 벌어지는 사건들이 보도되는 것을 보면 말도 안 되는 상황도 아닌 것 같다.

이 영화에는 유일한 성경구절이 나오는데 출애굽기 21장 24절~25절이다.

"사람이 만일 그의 이웃에게 상해를 입혔으면 그가 행한 대로 그에게 행할 것이니 상처에는 상처로,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을지라."

이는 여러가지 해석이 있는데 보통 기독교에서는 '똑같이 복수하라'가 아니라 죄를 지은 자들의 시점에서 자신의 죄값을 갚는방법에 대한 내용으로 해석한다. 즉, 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 위한 내용인 것.

이후 신약에서는 예수가 이 율법을 폐하고 그 죄까지도 사랑하라고 가르친다.

유목형은 월남전에 사람들을 죽였던 것에 대한 큰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으며 가해자의 입장에서 속죄를 위해 수행의 삶을 택한다. 그랬기 때문에 더욱 남에게 죄를 짓고 유유자적하게 사는 사람을 용서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천용덕은 유목형이 참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복수도 할 줄 안다는 사실이 꽤 마음에 든 듯하다.

(그런데 이 대목도 영화의 인과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천용덕은 유목형이 자신을 벌하러 올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고, 그 결과 유목형의 암살시도로부터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천용덕이 유목형을 자신과 같은 부류라고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불로 범죄를 저질럿던 하성규는 불에 타 죽고, 산 속에서 친구를 죽였던 전석만은 산 속에서 죽었다.

천용덕의 심복에게 송곳으로 배를 두세번이나 찔리고 병원에도 가지 않았는데 나을 수 있었던 이유는?

내가 영화보는 눈치가 별로 없는 편이라 이때까지만 해도 유해국을 돕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알지 못했다.

(몸을 치료 해 주고 성경과 중요한 증거가 담긴 녹음 테이프를 놓아 둔 자.

유해국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고 이 곳으로 부른자는 동일인물이었다.)

응징(?)의 성경구절 위에 쓰여 있는 이름은 천용덕. 유해국을 부른 누군가는 천용덕이 죄값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다행이 박민욱 검사는 권력과 타협하지 않는 스타일. 세상 모든 검사들이 박민욱만 같았으면 좋으련만...

요즘 영화들을 보면 검사가 영웅시되는 내용들이 꽤 나오는데 이는 검사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정의를 위해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다고 생각된다.

악연으로 맺어졌지만 유해국은 박민욱이라는 엄청난 무기를 갖게 되었다.

이점이 영화의 통쾌한 요소이기도 하면서 아쉬운 요소이기도 하다.

만약 이러한 든든한 뒷백(?)이 없었다면 유해국도 결국은 천용덕의 손에 무너지고 말았을 테니까...

자신이 데리고 있던 3명의 심복 중에 둘을 잃고 난 뒤에 마지막 한 명은 자신의 손으로 처리하는 천용덕

70이 넘은 노쇠한 몸을 가졌으면서도 무기 하나 없이 죽일 생각으로 부하를 부르는 배짱.

힘과 힘의 결투였다면 오히려 부하에게 당할 수도 있었겠지만 오랜 시간 각인된 지배와 복종의 관계는 물리적인 힘 이상의 것이었으리라.

노쇠한 유목형, 유목형은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어렵사리 전화를 한다.

가정을 버리고 떠난 입장에서 전화 한 통화 한다는 것은 깊은 고민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다.

이 장면이 중요하게 느껴진 이유는 이 장면이 천용덕 왕국을 무너뜨린 발단이 되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내의 사망소식을 듣고도 갈 수 없고, 이장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이영지를 보면서도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는 유목형. 그 모습을 본 영지는 그 때부터 스스로 나서길 결심했을 것이다.

영화 이끼에서 관객들이 가장 궁금해 했던 부분.

삼덕기도원 집단 음독 사건. 과연 누가 이들을 죽인 것일까?

이 상황은 천용덕의 진술과 이영지의 진술을 통해 해석할 수밖에 없다.

천용덕은 자신이 기도원에 왔을 때 죽어가던 원장이 '범인은 유목형...'이라고 말 했다고 했고

이영지는 천용덕이 기도원에 다녀왔을 때 피묻은 귀와 가방을 봤고

천용덕이 유목형에게 "내가 준 선물을 봤냐?"고 말했다고 했다.

관객입장에서는 당연히 이영지의 진술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맞겠지만....

이장은 자살을 하려다가 멈추고 이영지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죽으려고 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정말 다양한 해석으로 리뷰하는 관객들이 있는데 내 생각은 이렇다.

1. 삼덕기도원 살인사건의 주범은 천용덕?

이영지의 진술이 사실이라고 놓는다면 범인은 천용덕이다.

그럼 천용덕이 왜 삼덕기도원 사건을 유목형에게 선물이라고 했을까?

유목형은 기도원 사람들의 배신으로 억울하게 옥생활을 하다 왔다. 그러니 천용덕은 자신이 유목형의 복수를 대신 해 줬다고 생각했을 것. 그렇다면 천용덕 귀 뒤에 묻은 피와 가방의 피는 뭘까?

독극물로 인한 범죄인데 굳이 피를 묻힐 필요가 없었는데도 피가 있다는 것은

천용덕이 기도원 사람들의 부동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죽은 사람들의 지장을 찍은 것이 아닐까 싶다.

훗날 엄청난 부동산을 소유하게 된 이유와도 맞아 떨어진다.

이장의 부하가 한 말 중에 "이장은... 도장을 안 찍는다면 손가락이라도 잘라 와라."라는 부분이 신빙성을 더한다.

물론 천용덕은 부하들을 시켜서 한 일이겠지만 어쨌든 주범이라 할 수 있다.

2. 삼덕기도원 살인사건의 주범은 유목형?

이에는 이로 갚으라는 구절에 밑줄을 칠 정도로 인과응보를 중요시 여기는 유목형이기 때문에 자신을 배신한 기도원 사람들을 독살했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관객들도 있다.

하지만 팩트만을 봤을 때 유목형은 그런식으로 복수를 할 만한 인물은 아니다. 사실 이에는 이... 라는 내용 속에는 과잉 복수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도 있다.

그리고 유목형은 몰래 천용덕을 죽이려고 까지 했다. 그것은 천용덕이 끔찍한 살인자임을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에서 유목형은 반전 없는 한결같은 인물로 그려진다.

그가 삼덕기도원 사람들을 모두 독살할 이유나 명분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3. 삼덕기도원 살인사건의 주범은 이영지?

삼덕기도원 사건은 이영지의 짓이고 심지어는 유목형까지 이영지가 죽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영지는 유목형이 자신을 구원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유목형을 배신했던 사람들을 죽였다는 것. 그래서 천용덕도 당연히 유목형이 한 짓일 거라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런 생각에 수긍하는 이유는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이영지를 바라보는 유해국의 표정에 분노가 느껴졌다는 것. 맨 마지막 장면인 만큼 의미가 클 것이다.

이정도 분노의 표정이라면 엄청난 반전을 예상 해 볼 수 있다고 본다.

이영지는 어릴 적 성폭행을 당했고, 힘 없는 자신을 대신해 복수를 해 준 유목형에게로부터 삶의 희망을 찾게 된다.

받은만큼 돌려주는 복수는 옳은 것이라는 말씀을 토대로 상당한 위로를 받은 이영지. 하지만 이영지의 진정한 복수는 그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자신이 그런 일을 당했는데도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던 상황 자체를 바꾸고 싶었던 것.

그 가능성을 유목형에게 보았기 때문에 유목형을 살리기 위해 추악한 자들에게 몸까지 내어준다.

하지만 유목형이 늙고, 아무런 힘도 쓸 수 없음을 보고 스스로 나서기로 한 것.

이영지가 유목형까지 죽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것은 유해국이 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의 이영지의 목소리 때문인 것 같다. 이영지는 매우 차분했고 심지어는 즐거워 보이는 말투였기 때문.

유해국은 왜 마지막에 이영지를 그런 표정으로 바라봤을까?

악당(?)이 사라지고 평화(?)를 되찾은 마을.... 초반과는 확실히 다른 밝은 느낌이 들지만...

마을의 새로운 지도자가 된 이영지. 빈 자리를 자연스럽게 채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이 그녀의 계획속에 있었는지. 선

택은 관객의 몫이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너무나도 극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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