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스시코우지에서 핫카이산 사케 갈라디너가 열렸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돈 없어서 안갈라했는데, 술도 많이 마실 수 있고 ^^; 재료도 많이 신경쓴다고 해서 결국 뽐뿌질을 참지 못했습니다...
하긴 갈라디너치고 비교적 나쁘지 않은 가격이긴 했는데..
뭐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무척이나 잘한 선택이었다는...
학동 사거리에 위치한 스시 코우지..
정말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자리를 잡았습니다...
늘 그 비결이 뭘까 궁금한데..
최근에 여기저기서 경험을 해보니 일본인 요리사라는 게 그렇게 크게 어필하는 것 같지도 않고...
자 그 매력을 한번 찾아볼까요?
늘 그렇듯이 전 구석자리를...
오늘 준비된 주류입니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들어왔던 스페셜 다이긴조나 콘고신이 있는걸 보니 참 반갑습니다. ㅎㅎ
그리고.. 호텔이나 대형업장이 아닌 이런 작은 스시집에서까지 갈라디너를 한다는게 놀랍기도 하네요...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분주하게 준비하는 모습~
핫카이산 시코미 미즈
먼저 핫카이산에서 양조에 사용하는 그 지역 물을 맛보게 해줬습니다.
흠.. 뭔가 미네랄이 거의 없고 순수한 물의 맛이랄까요? 물 만으로는 맛있다고 말하긴 좀 힘들었는데 그건 빙하수를 먹듯이 특징없고 깨끗하고 순수한 물이여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핫카이산이 나오는 니가타는 원래 사케로 정말 유명한 지역이죠..
동시에 눈이 많이 오는 걸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구요...
2010년경에 일본 관광청에서 니가타로 사케 투어를 보내준다고 했었는데 그때 갈껄~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눈을 보니 왠지 꼭 가보고 싶네요....
더불어 하루 종일 술에 취해 지낼 수 있잖아요? ㅎㅎ
봄의 전채요리
핫카이산 이즈미 맥주
핫카이산에서 지역에다만 공급한다는 맥주입니다. 열처리를 하지 않은 맥주라고 하는데..
Amber 에일 맥주가 연상되는 풍성한 향과 맛이 일품이네요...
킹크랩과 성게알을 얹은 계란찜
이렇게 신선한 초록색(?)을 보면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드는데.. ㅎㅎ
신선초를 풀은 계란찜에 킹크랩과 성게, 연어알을 넣었습니다.
역시나 꽤 힘을 준 모양새~
손질할 때부터 사이즈가 장난 아닌데다 기름기가 꽤 돌아서 뭔지 물어봤더니...참돔이라고..
갈라디너를 위해 5키로짜리 자연산 참돔을 구했다고 하네요...
자꾸 이러면 평소에 오기 싫어진다니까~
핫카이산 쥰아미긴죠
감성돔도 맛이 아주 좋았는데..평소에 감성돔을 그다지 맛있게 먹어본 적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역시 재료가 훌륭했던 듯...
여름 방어(히라스)
잿방어(칸바치)
솔직히 겨울의 방어(부리)나 하마치, 간바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걍 비슷비슷하다 싶은데 계절에 따라 주나보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래도 두개를 같이 먹으니까 잿방어가 좀 더 고소했던... 그것도 마리마다 또 다르겠죠?
시마아지...입니다.........
마침표가 유난히 긴 이유는.. 시마아지가 정말 사이즈도 크고 맛있었기 때문인데.....
역시 특별히 공수해왔다고 하네요..
이로써 한가지는 확실해졌습니다.
코우지 셰프님은 그동안 최선을 다한게 아니었어요....
핫카이산 다이긴죠
그래도 여기까지는 종종 맛을 보던 사케 맞습니다. ㅎㅎ
일본산 참치 주도로입니다.
사실상 오오마산 참치와 같은거라고 하셨는데, 맛이 아주 기가 막히더군요...
우리가 평소에 이런 거 좀 달라고 타박을 하니까... 셰프님이 한말씀 하시네요..
"저도 그러고 싶은데 그러다 코지마 됩니다"
그래서 제가 코지마를 좋아하는거에요 ^^
검은깨두부 카스지르
카스지르가 뭔진 모르겠는데 아무튼 걸쭉한 국물....
생 고등어
고등어도 아주 큼지막하고 맛있었습니다.
역시 참치가 다르니 아까미 즈께의 맛도 예술~
핫카이산 쥰마이긴죠 나마겐슈 에찌고데 소로
이제 잘 못먹어보는 사케들이 나오네요..
요건 지금까지보다 상급이라고 하긴 그렇고 숙성을 안한(?) 생 사케라고 하네요...
17.5도 정도의 높은 도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루가이
미루가이 2
핫카이산을 대표하는 사케~ 콘고신을 담은 박스입니다.
멋드러진 박스에 들어있습니다.
핫카이산 콘고신
깔끔하고 뒷 맛에 긴 여운이 남는 훌륭한 사케입니다.
준마이 다이긴죠급이라고..
예전에 국내 주류 매장에서 20만원 정도에 파는 걸 본 기억이 나네요.. ^^
전복도 평소보다 훨씬 큼지막한 사이즈..
그러나 최근들어 전복만보면 자동적으로 코지마 생각이 난다는 불편한 진실...
이거 먹고 바로 쓰러졌습니다.
흑흑.. 더 할 말이 없어요...
북해도산 성게도 푸짐하게~
방어, 그러고보면 시마아지랑 정말 비주얼이 비슷하죠?
홍대치라는 가늘고 긴 물고기입니다.
일본서 꽤 고급으로 치는 어종이죠, 스시집에서만 몇번 먹어본 기억이...
구운 바닷가재, 사이쿄, 베사멜 소스
옥돔 오카키아게, 아스파라거스, 기미소스
역시 코우지는 자잘한 요리를 잘 내주는 것도 특징~
핫카이산 스페셜 다이긴죠
국내는 물론 일본서도 보기 힘들다는 스페셜 다이긴조입니다.
핫카이산의 플래그쉽은 사실 콩고신이고, 요 스페셜 다이긴조는 그 위에 소량 생산하는 한정품이라고 하는데...
향을 더 좋게 하기 위해 양조 알콜을 첨가하여 준마이가 아닌 그냥 다이긴조급입니다.
저도 사케는 잘 모르지만, 좋은 사케는 준마이 다이긴조가 아닌 다이긴조인 경우도 꽤 많더라구요..
그 이야기를 핫카이산에서 오신 분하고 좀 나눴는데 결국 양을 늘리거나 할 목적이 아니라 오로지 특유의 향을 더 좋게하기 위한 목적으로 알콜을 넣기때문에 그런 철학이 있는 양조장들은 준마이 다이긴조보다 높은 급의 다이긴조들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초절임한 전어(고하다)
대합(니하마)
오랜만에 달달한~ 대합을 먹으니까 좋네요...
장어, 성게, 새우, 연어알 등이 들어간 미니 덮밥이네요~
랍스터 아까미소(적된장)가 나오고...
핫카이산 우메슈니고리
마지막으로 핫카이산에서 나오는 매실주로 마무리...하려고 했으나.....
술이 부족하다는 진상들의 요청에 따라 핫카이산 혼조조를 무한 리필하게 됩니다. ㅎㅎ
우오누마산 코시히카리 야끼 오니기리차즈께
아이고 이름 어렵다~ 결국 일본 어딘가의 좋은 쌀을 썼다는 이야기죠?
스미이까(갑오징어)로 이렇게 스시를 쥐어주는 건 또 첨 봤습니다..
부족한 안주를 보충해주는 참치..
핫카이산 혼조죠
마지막엔 뭐 이걸로 달렸다는....
참돔..역시 아주 훌륭했습니다..
저는 배불러서 포기했는데 옆에서 먹는거보고 김에 싸서 한점 얻어먹고~
디저트: 핫카이산 바움쿠헨
지금까지 코우지에서도 잘 먹긴 분명 잘 먹었는데..
(갈라디너니까 평소보다 비싸긴 했지만, 술까지 나오는 걸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됩니다)
이 날은 분명 코우지 셰프님이 칼을 갈고 나왔단 느낌입니다...
그리고 그 칼에 정통으로 맞고 사망을 했다는...
작은 업장에서 주최한 갈라디너였지만, 얼마전 갔던 다른 일식당의 조금은 어설프고 아쉬웠던 갈라디너와 좋은 비교가 되었네요..
주소: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1-1
전화번호: 02-541-6200
영업시간: 12:00~14:00 / 17:30~22:00 (21시 라스트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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