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하는 봉숭아 물들이기
순서, 방법, 시간 마음대로..
오랫만에 집에 며칠 있게 된 딸이
봉숭아물을 들이고 싶다고 한다.
바구니를 들고, 동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가 드뎌 봉숭아꽃를 만났다.
아이 반가워라~~~
바구니들고 꽃따는 여자들이라니...
그림이 정말 웃기다.
누군가 귀하게 키워놓은 봉숭아나무일테니
꽃과 잎을 물을 들일만큼 조금만 따 가기로 했다.
봉숭아물을 들일때는 백반을 넣는다.
백반케이스가 명반이라고 되어있는것 보니
백반을 다른말로 명반이라고도 하나보다.
백반은 옷감에 천연염색을 할때
염료랑 섞으서 매염제로 사용된다고 한다.
매염제란 색깔이 잘 빠지지 않도록
하는 용도니까..봉숭아물을 들일때도
백반을 넣는 이유는 그런 역할과 효능
때문인것 같다.
백반을 넣지 않아도 봉숭아물은 드니까...
백반이 없을때는 소금을 아주 조금 넣으면 된다.
너무 많이 넣으면 손이 저려질지도...
봉숭아물 들이는 방법과 순서다.
먼저 봉숭아꽃에 혹시 농약성분이 있을까봐...
식초를 한두방울 떨어뜨려 물에 5분정도 담가두었다.
손가락에 아토피가 있는 딸을 위한 배려랄까.ㅋㅋ
씻은 봉숭아 잎과 꽃을 건져 물기를
제거한 후에 백반을 넣고 곱게 찧는다.
악~~집에 절구통이 없구나ㅠㅠ
이런 불량주부같으니라구....
하는수없이 도마에 올려놓고 칼 뒤끝으로
쿵쿵소리를 내며 곱게 빻았다.
봉숭아 물 들일때...
일회용 비닐장갑을 이용하면 좋다.
일회용 비닐장갑으로
손가락은 적당하게 자르고....
위에 사진처럼 묶을 비닐을 준비한다.
잘 빻아놓은 봉숭아잎과 꽃잎을
사진처럼 손톱위에 올린다.
준비해 놓았던 일회용비닐장갑
손가락부분을 위의 사진처럼 끼운다.
그런다음에 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긴 끈으로 아래 사진처럼 묶어준다.
끈으로 묶어줄때 너무 꽉 묶지 않는다.
너무 꽉 묶으면 손가락이 아프고, 밤새
심장뛰는 느낌처럼 뛰게 되니까...
잘라놓은 손가락부분이 너무 길면 그것도
아래 사진처럼 끈을 묶은후 손톱방향으로
내려주면 오히려 끈이 풀릴없어도 없고 좋다.
이렇게 열 손가락 모두 똑같은 방법으로
봉숭아를 얹고 묶어놓은 딸의 이쁜 손이다.
봉숭아 물들이는 순서와 방법 정말 쉽다!!
그럼 봉숭아 물들이는 시간은???
밤새 저렇게 묶고 자면 된다.
그러니까 한 7~8시간정도 걸린다.
그래서 봉숭아 물은 밤에 자는 시간을
이용해 들이는것이 가장 좋다.
나는 묶어줄 사람이 없어서 ㅠㅠㅠ
(신랑은 오늘도 술독에 빠진 모양이다.ㅠㅠㅋㅋ)
엄지 발가락에만 봉숭아 물을 들이기로 했다.
엄지 발가락은 굵어서 일회용 비닐장갑이
잘 안들어간다. 하하하
그래서 억지로 넣다가 딸이랑 배꼽 빠지게
웃고 그냥 넓은 비닐끈으로 묶기로 했다.
딸의 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여준것 뿐인데....
내 손가락에도 벌써 물이 들었다.
ㅎㅎ 손톱이 아니라 손바닥인게 쫌...
봉숭아 물~~ 색깔이 정말 예쁘다.
이렇게 예뻐서 첫눈이 올때까지 봉숭아물을
간직하고 있으면 이쁜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건가!!!
밤새 8시간정도 묶고 잔 딸의
손가락에 봉숭아물이 예쁘게 들었다.
가만있어봐라..이게 무슨색이지??
찐한 주황색이라 해야 하나...
빨강과 주황을 섞어놓은 그 중간색...
진짜루 이쁘다.
이건 내 발가락 ㅋㅋㅋ
두개씩 보니 무슨 외계인발 같다.하하하...
그래서 다시 다섯 발가락 인증샷~~
그래도 한개가 빠졌네.
오랫만에 들여보는 봉숭아물이다.
한동안은 봉숭아물을 들이면 마취할때
마취가 안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아파서 수술하려면 손톱을 빼야한다고
해서 그 말을 믿고 물을 들이지못한적도 있다.ㅋㅋㅋ
근데 그건 의사에게 물어보니 진실이 아니라고 한다.
떠도는 루머였나보다.
귀가 팔랑귀인갑다. 난...ㅎㅎㅎ
친구도 의사에게 그거 물어본적 있는데..
물어보면서 ?팔려 죽는줄 알았다나....ㅋㅋㅋ
난 간? 여자라 첫눈올때 첫사랑 이루어지길
바랄일 없지만, 첫사랑처럼 이쁜 행복이
우리부부와 딸과 아들에게 함께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