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미러 화이트 크리스마스 배우 - beullaegmileo hwaiteu keuliseumaseu baeu

작품성으로만 따진다면 지금까지 본 중 가장 좋았던 블랙 미러 화이트 크리스마스.

몰입도나 작품성이나 어느 것 하나 아쉬울 게 없었고 이러다 보니 IMDB 에서 평점이 무려 9점이 넘어가는 역대급 에피소드 라고 할 수 있다. 블랙 미러 시즌 2 에 붙어 나오긴 하는데 약간 특별편 같은 에피소드라고 생각하면 된다. 와 정말이지 찰리 브루커는 머리가 정말 좋은 건지 아니면 뭐 이 정도면 뭐 거의 또라이가 아닌 건지 싶기도 하다. 분명한 건 천재 드라마 작가라는 점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을 거다.

찰리 브루커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드라마 시리즈를 이끌고 있으며 블랙 미러 시리즈 자체가 다른 시즌 드라마처럼 억지로 내용을 이어갈 필요가 없으니 무한대로 만들 수 있지 않을가. 제발 넷플릭스에서 무한대로 블랙미러 시리즈 드라마를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오늘 감상하게 된 블랙 미러 화이트 크리스마스 는 그야말로 내용 자체가 충격 이었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특이한 게 바로 미국의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인 존 햄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잘 생긴 얼굴로도 유명하지만 연기도 잘 해서 에미상과 골든 글로브 상을 휩쓴 분인데 주로 TV 에서 활동하신다. 미국도 보면 영화 와 TV 에서 활동하는 배우는 확실히 구별되는 느낌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는 송강호 배우나 하정우 배우를 TV에서 보기 힘들다면 헐리우드에서는 브래드 피트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TV에서 보기 힘든 것과 비슷하다.

잘 생긴 존 햄이 나와서 조금 당황했는데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더 황당하다.

지금도 그렇지만 미래 사회에 우리는 우리가 보는 눈과 귀를 정보 통신 기술과 연결하는 말 그대로 초연결 시대를 살아가게 된다. 지금도 스마트폰이 우리의 모습과 대화를 촬영하고 녹음하는 게 가능한 거 보면 그 미래가 멀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는데 근 미래 에는 아예 인간의 눈에 고성능 렌즈를 심어서 모든 걸 통제 가능한 사회가 된다. 사실 뭐 프라이버시 때문에 대놓고 컨트롤을 하진 못 하겠지만 정부나 권력 기관에서 마음만 먹는다면 그깟 정보 추출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서 나오는 정부는 굉장히 신사적인지 정부에서 대놓고 개인의 정보를 통제하고 하지는 않는다. 단지 동의된 사람들에 의해서 이러한 기술이 악용될 여지는 남아 있고 남자는 그러한 이야기를 같이 지내는 남자에게 들려주기 시작한다.

서로 5 년이나 같이 살았지만 이름 말고는 아는 게 없는 이 남자 둘은 그렇게 대화를 시작하게 된다.

미국에서 왔다는 이 남자(존 햄)는 자신이 왜 이 춥고 척박한 땅에 왔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그는 소위 말해 연애 관련 사업을 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는데 알고 보면 그냥 연애 코치를 이용하여 실시간 포르노를 보는 집단의 리더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일단 연애에 능숙하지 못한 멤버 중 한 명이 기업들의 연말 파티에 가게 만든다. 어차피 연애에는 젬병인 남자인지라 정보 통신 기술을 통하여 이 남자가 해야 될 말 그리고 이 남자가 만나는 사람들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주는 역할을 하던 게 바로 이 남자의 일이자 취미 였다.

부드러운 대화를 유도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즐겁게 보내면서 이 꼭두각시 같은 유약한 남자는 자신이 원하던 여자와 단둘이 있을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 유약한 남자는 리더인 남자와 계속 통신을 해야 하기에 여자가 잠시 화장실을 다녀간 사이에 이 남자와 대화를 하게 되고 그걸 우연히 본 여성은 이 남자가 자신과 같은 정신병을 앓고 있다고 착각 한다.

여자는 한 순간도 이 남자가 눈에 달린 렌즈를 통해 자신과 자는 모습을 모두에게 생중계 할 거라는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한다.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남성을 만났다고 생각한 그녀는 너무 기뻐하며 이 남자와 함께 할 미래를 그려나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처음 만난 유약한 남자와 자신의 집으로 가기로 한 여성은 남자에게 음료를 대접한다. 이 남자의 눈을 통해 모든 걸 지켜보는 리더(존 햄) 과 다른 집단의 남자들 역시 의외의 성과(?)에 벅차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여성은 남성과 함께 자살을 할 생각이었던 것이며 이 유약한 남자에게 제공한 음료에는 사람을 죽이는 화학 물질이 들어 있었다.

사실 이 부분은 여성의 입장이라면 좀 통쾌할 수도 있는데 기술이 너무 발달하다 보니 남성은 제 발로 죽음을 마주하게 되는 설정인데 보통 이런 경우 여성이 죽을 확률이 현실적으로 높아서인지 의외로 미러링 효과도 제대로 났으며 아무 생각없이 강간 포르노를 라이브로 즐기는 N 번방 남자들에게 충격파를 주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아무튼

그로 인한 충격으로 리더인 남자는 부인과 이혼하고 양육권도 빼앗긴 채 이 춥고 스산한 곳으로 오게 되어 낯선 남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5년 동안 자신의 이야기를 전혀 안 하고 반응이 없던 멍한 남자는 이 남자의 섬뜩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이야기를 드디어 하기 시작한다.

자신 역시 어두운 과거를 품고 있다는 걸 암시하는데 이 남성은 원래는 자신의 부인과 함께 하며 즐거운 삶을 이어 나갔던 사람이었다. 자식은 없었으나 젊은 부부는 하루하루를 만족스럽게 살아 간다.

그런데 그러던 어느 날 부인이 임신을 했음에도 자신에게 말하지 않고 낙태를 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부인과 격한 다툼을 하게 된다. 사이가 좋은 줄만 알았던 부인이 갑자기 자신을 뮤트 하기 시작한다. 말 그대로 새로운 기술인데 이렇게 상대방이 본인을 뮤트하게 되면 해제하기 전까지 상대방의 모습과 음성이 전혀 보이거나 들리지 않게 된다. 한 마디로 그 사람과 아예 단절되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 사람을 만질 수는 있으나 대화가 통하지 않기에 무리한 접촉은 영구 접근 금지 명령을 받을 수도 있다.

자신의 아이를 낳고 싶었던 남자는 무리하게 부인에게 접근하다가 영구 접근 금지를 당하게 되며 좌절한다.

하지만 나중에 전 부인이 아이를 낳고 친정 아버지 댁을 방문한다는 걸 알게 되고 몰래 스토커처럼 그녀를 따라 다닌다. 그러다가 전 부인은 열차 사고로 갑자기 죽게 되는데 죽자마자 접근 금지가 해제 되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자신의 딸의 모습을 드디어 볼 수 있게 되어 자신의 딸이 살고 있는 전 부인의 친정 아버지 집으로 향한다. 아이에게 선물까지 준비한 그는 자신의 딸을 마주하고 경악을 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자신의 딸은 자신의 피가 전혀 섞이지 않은 자신의 아시아인 직장 동료인 동시에 친구인 사람과 전 부인이 바람을 펴서 낳은 아이였고 이를 끝까지 숨긴 전 부인과 친정 아버지에 대한 분노로 인해 그는 친정 아버지를 우발적으로 살해 하게 된다. 이 모든 이야기를 듣고 있는 연애 사업자 미국인은 그에게 드디어 자백하는 거냐고 물어 보고 감정이 격해진 그는 이내 자백이 맞다고 이야기한다.

갑자기 자백? 싶었지만 이 미국인의 원래 목적 자체가 바로 이런 거였다.

이 모든 상황이 다 가상 상황이었고 미래의 기술은 인간의 뇌에서 작은 조직을 떼어 내어 복제 뇌를 만들어 그 뇌를 바탕으로 가상의 현실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로 인해 그 가상의 뇌는 진짜 본인이 진짜 라고 믿는데 실제로 그 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뇌는 진짜나 다름 없다. 진짜처럼 행동하지만 몸만 없을 뿐이다. 클론이라고 보면 되는데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서 인간은 나름 끔찍한 일들을 벌이기 시작한다는 점이 굉장히 소름끼치게 다가왔는데 이게 사실 불가능한 이야기가 아닌 듯해 보여서 더 무서웠다.

지금이야 조용하지만 한창 인간의 복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재는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약간 중단된 듯해 보이는데 자세한 사정은 잘 모르겠다.

특히나 인간에 대한 형벌로 모든 사람들로부터 뮤트를 당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어찌 보면 미래에는 이렇게 차단을 당하는 걸 실제로 형벌로 내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인간은 기술로 인해 무한대로 연결될 수도 있으나 기술로 인해 모든 사람들에게 차단당하는 것 역시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모두 초연결 시대만 생각했다면 이렇게 모두에게 차단을 당하는 형벌로 인한 차단 역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인간은 우리의 가족이나 친구와 소통하지 못한다면 감옥과 별 차이가 없으니 말이다.

보면서 매 순간이 소름이 돋았는데 이렇게나 복잡한 이야기를 이렇게 단순하게 전할 수 있는 것 역시 찰리 브루커의 능력이라고 생각 한다.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블랙 미러 시리즈는 왜 이토록 전세계에서 사랑받는지 알겠다.

정말 너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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