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이 보약 이다 - bab i boyag ida

밥이 보약인가요? 반찬이 보약인가요?

'밥이 보약'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이나 약물을 챙겨서 복용하는 것 보다는 식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제가 국어 선생님은 아니지만 여기서 밥은 공기밥 보다는 '끼니' 혹은 '식사'를 뜻하는 걸로 생각됩니다. 혹시 밥이 보약이니 공기밥을 많이 먹어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안계시겠죠. 저는 환자 분들에게 '밥 보다는 반찬이 보약'이라는 말씀을 많이 드립니다.

과거 농경시대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밥을 한공기 이상 꼭 챙겨서 드시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에게 식사란 밥이 중심이 되고 반찬은 단지 밥을 먹기 위한 들러리에 그칠 때가 많습니다. 밥 한 공기와 된장찌개 국물과 김치가 식사의 전부가 되는 한국인이 많습니다. 된장찌개는 좋은 음식이지요. 다만 국물을 위주로 밥을 먹는 도구로 사용하면 그저 소금을 먹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많은 야채와 두부 등의 충분한 '건덕지'를 먹어야 된장찌개의 본분을 다하게 됩니다.

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하는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밥은 2/3공기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대신 영양가가 넘치는 반찬을 많이 먹는 겁니다. 제가 반찬을 강조하는 이유는 충분한 야채와 단백질을 섭취하자는 말을 한국인의 밥상에 맞게 표현한 것뿐입니다. 다양한 계절 야채와 살코기, 생선살, 버섯과 계란 또 신선한 해산물들 이런 자연에서 나온 음식들이 바로 보약입니다. 떡과 빵, 사탕과 과자, 쵸코렛과 아이스크림들 이런 인공적인 음식들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때도 있지만 어쩌다 한 번 필요한 것이지 일상적으로 필요한 음식은 아닙니다. 너무 쉬운 내용이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다들 아시는 것일 것입니다.

문제는 반찬의 재료인 야채와 단백질은 별로 맛이 없어 보이고 단 것들은 너무 맛있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리가 필요하겠군요. 꼭 요리가 아니더라도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력하다 보면 진정한 맛을 느끼게 됩니다. 밥은 영양가가 풍부한 충분한 반찬을 먹기 위한 도구가 될 때 보약이 될 수 있습니다.

최일훈 원장은 대전 '새서울내과 영상의학과 의원' 원장으로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주 진료과목은 전반적인 당뇨.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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